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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장기화 조짐…금융시장 악영향 본격화

주가 등 지표 하락 시작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금융시장에서 미국 정치권발(發) 위험성의 악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90%씩 하락했다.

업무정지 첫 날인 지난 1일에만 해도 오히려 다우존스는 0.41%, S&P 500은 0.80% 올랐다.

정부 업무정지 관련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업무정지 사태가 단기간, 기껏해야 수 일 안에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업무정지가 시작되면 여야가 이를 조속히 끝내려 바삐 협상에 나섰던 과거 사례와 달리 정치권이 극한 대치를 계속,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이틀째인 2일에 다우존스는 0.39%, S&P 500은 0.07% 각각 꺾이기 시작한 데 이어, 3일 들어 낙폭을 키웠다.

다른 각종 시장 지표들도 동요하기 시작해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5년물 국채의 부도 위험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3일 5.437bp(0.05437%포인트) 뛰어 39.417bp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하순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이른바 ‘공포 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3일 17.67로 1.07포인트 급등, 3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공화당 강경파가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오는 17일까지 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는 업무정지와는 차원이 다른 초대형 ‘재앙’이라는 경고음이 시장 안팎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3일 보고서에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미국이 기업들의 대거 도산, 실업자 증가 등 2008∼2009년의 금융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국 정부의 업무정지도 좋지 않지만,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훨씬 더 상황이 나빠지고 이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매우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이날 경고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가 제러미 워너 텔레그래프지 부편집장도 최근 칼럼에서 미국 채무불이행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도산 사태의 천 제곱에 이르는 여파를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사이트 포렉스닷컴의 케이틀린 브룩스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세계 최대 경제 국가인 미국의 “채무 불이행 전망은 터무니없이 들리겠지만, 투자자들이 이 같은 예상 밖 사태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정부의 업무정지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의 21일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일 안에 끝났다”면서 “이번 주 안에 해결을 보지 않으면 악영향이 더 커질 수 있으나 해결 조짐이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어서 시장이 악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금이라도 예산안과 부채 한도 협상이 이뤄지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정부 업무정지가 장기화하고 부채 한도 증액 협상 역시 결렬되면 민간 부문도 침체의 악순환에 빠져 일시적이 아닌 추세적 침체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정치권이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재정의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될 조짐은 아직 없다”며 “ 4분기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관망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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