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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이 끝남에 따라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연정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느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힘(PPP)’ 당의 사막 순다라벳(72)과 민주당의 아비싯 베짜지바(43)등 양당 총재가 차기 정부를 이끌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군부 쿠데타 이후 첫 총선이 23일 실시됐으나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치나왓전(前) 총리 계열과 반(反) 탁신 계열이 모두 연립정부 추진을 공언하고 나섰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인 친 탁신 세력의 사막은 노동자 계급의 인기를 업고 연정 구성을 장담하고 있다. 2000~2004년 방콕시장을 역임했으며 장관직을 맡기도 한 그는 당 창립 때부터 선거부정을 이유로 헌법재판소로부터 정당해체 명령을 받은 탁신의 ‘타이 락 타이’(TRT)당의 정책노선을 계승할 것이며, 총선에서 이기면 자신은 총리에 취임하고 망명중인 탁신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그는 방콕시장 시절 소방차 구입과 하수처리 시설 사업과 관련한 횡령 의혹도 있어 반대 세력이 많는 것이 흠이다.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은 PPP가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군부의 개입으로 다수당의 연립정부 구성이 실패하고 민주당 중심의 연정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아비싯 민주당 총재가 차기정부를 이끌 총리로 유력시 된다. 아비싯은 영국 이튼 스쿨과 옥스퍼드 대학 출신으로 군부와 외국인 투자자들도 총리감으로 가장 선호하고 있다. 그는 27세에 정계에 뛰어든 촉망받는 정치인이지만, 서민과의 스킨십이 부족하고 관직을 거치지 않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결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비싯은 총리직에 오를 경우 정부 부패를 일소하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해 왔다. 아비싯 총재는 “PPP 중심의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으며, 61년 전통의 민주당 중심의 연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총선 개표 결과 총 480개 하원의석(전국구 80석) 가운데 탁신 계열의 PPP당이 230석, 반(反) 탁신 정당인 민주당이 160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90석은 군소정당의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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