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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허리 구부린 자세로 7년간 일한 현대차 근로자는 산재"

법원이 근무 현장에서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7년 동안 일한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인정하며 산재로 판단했다.

울산지법 행정부는 박모(3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상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2004년 9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박씨는 2009년 5월 병원에서 요추부 염좌 진단을 받고 2주간 치료했다. 요추부 염좌는 허리뼈 부위의 섬유조직인 인대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박씨는 2010년 1월에 같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호전되지 않자 다른 병원 2곳을 잇따라 방문, 허리 디스크의 일종인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2010년 말 허리 전문 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이듬해 2월 업무상 재해라며 요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작업내용과 허리 디스크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의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박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청구한 재결도 기각됐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도 "작업강도가 낮아 신체에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놨다. 산재보험재심사위 재결에서도 "원고 작업이 허리를 구부린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허리에 부담이 됐겠지만 추간판탈출을 유발할 정도의 신체 부담작업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씨가 입사 이후 약 7년 동안 한 작업은 반복적인 일로 시간당 자동차 40대, 하루에 400대 분량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들 작업은 모두 허리를 90도 아래로 구부리는 자세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간 부적절한 작업자세가 추간판 퇴행성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만 33세에 불과한 원고가 이런 작업 외에 달리 허리에 무리가 갈 정도의 활동을 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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