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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야당 길을 묻다 <1> 전문가 진단] "이념적 경직성이 화근… 보수·혁신 아우르는 중도의 길 가야"

수권정당 면모 갖추려면 노선보다 민생 중요성 인식

계파죽이기 관행 타파 등 처절한 자기반성·혁신 필요


정치 전문가들은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혼란과 갈등이 결국 정치권의 마비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처절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쇄신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앞으로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의 노선과 관련해 진보보다는 중도 색채를 입히는 것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보수와 혁신을 아울러야… 중도가 살 길=정치 전문가들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문제로 촉발된 비상대책위의 성향에 대해 보수와 혁신을 아우를 수 있는 중도 성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교수의 영입 시도는 신선하고 새정치연합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으로 옳다"며 "새정치연합이 외연을 확장하고 이념적인 경직성을 넘어 중도로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방안"이라고 중도론에 무게를 실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 역시 "이 교수 영입 문제로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정치 노선의 갈등이 표면화됐지만 이 교수 영입은 합리적인 안"이라며 "보수와 혁신을 모두 아우르지 못한다면 새정치연합은 절대로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수권정당으로 태어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최진 경기대 교수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각 계파와 의원들은 제 갈 길을 위해 헤쳐 모여 새 길을 찾든지, 다시 화합해 뭉치든지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면서 "쉬운 방법은 단결하는 것이고, 단결할 수 있는 지점은 중도"라고 평가했다. 현재와 같은 내부 갈등만 표출되고 정당으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제1야당은 결국 국민들이 외면하고 헤쳐 모일 경우 많은 진통과 상처만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가장 합리적이고 이른 시간에 당이 뭉칠 수 있는 지점이 중도 이념의 지대라는 것이다.

◇당 내부의 계파 간 갈등 해결 비법은=당 내부의 갈등과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당 내부의 의사소통 창구 마련과 당 내부의 문화혁신 등이 제시됐다. 황인상 P&C 정책연구소 대표는 "당 내부에 혁신의 구심점이 없어 박영선 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탈당설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제는 초선부터 재선·3선에 이르는 모든 의원의 의견을 밑에서부터 모아가는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대표를 비판은 하되 모욕을 줘서는 안 되는데, 계파 간 경쟁을 하면서 사람 죽이기, 계파 죽이기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새정치연합은 다양한 계파로 인해 권위를 존중하는 문화가 미약하다"고 전제한 뒤 "누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최소 4~5개 이르는 다양한 계파를 어떻게 장악할 수 있겠느냐"며 당 내부의 문화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도 "박 원내대표는 계파 간 이해관계로 인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자기주장만 옳다고 하는) 강경파 의원들은 결국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선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정치 전문가들은 중도 노선 지향을 통한 당의 단결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보와 보수·중도의 정치 노선이 귀결되는 지점은 결국 민생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최 교수는 "정치인들에게 진보와 보수·중도가 중요할 수 있지만 국민에게는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제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20세기에 머물러 있고 야당은 아직도 19세기에 머무르려 한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도 "정치인은 진보·보수·중도를 논하려 하지만 이건 정치인들끼리 만나는 지점에 불과할 뿐 국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정치인이 국민과 만날 수 있는 지점은 결국 민생과 경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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