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어난 오케스트라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가 관악기 연주자의 저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피아노ㆍ현악기ㆍ성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약이 미진한 국내 관악파트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박현정(51ㆍ사진) 서울시향 대표는 1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올 2월 서울시향의 새 사령탑에 오르며 "서울시향이 세계 10위권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클래식 한류'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힌 지 100여일 만이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시향의 현재 금관악기 연주자 13명 중 7명이 외국인 단원들"이라며 두텁지 않은 국내 관악기 연주자층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그는 "금관악기의 저변을 확대해 외국인 단원 의존도를 차츰 줄여나가자는 취지에서 트럼펫 교육 프로그램 '바티 브라스 아카데미'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티 브라스 아카데미는 대표적 관악기인 트럼펫 전문 연주자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서울시향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트럼펫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상드르 바티(30)가 직접 강사로 나선다. 오디션을 통해 7세부터 20세까지 재능 있는 잠재적 인재를 선발한 후 서울시향의 인턴십 또는 객원 연주자 등의 경험을 통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전문 연주자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중장기 프로그램이다. 8월 중 학생 선발을 위한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충실한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발된 학생에게 소정의 수업료는 받는다.
이에 앞서 22일 서울시향 5층 연습실에서는 '바티 트럼펫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해 금관악기 호흡법, 입술 사용법, 호흡 타이밍 등 바티의 교습법을 미리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박 대표는 "관악기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일련의 오케스트라 전문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차근차근 진행된다면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서울시향의 장기적 발전뿐 아니라 국내 클래식계의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