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산 부부가 신혼 부부보다… 깜짝
황혼 이혼, 2년 연속 신혼 이혼 추월… 서울 부부 통계 황혼결혼 증가세
임진혁기자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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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이혼이 2년 연속 신혼 이혼보다 많았다. 높은 연령층일수록 부부 간 친밀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황혼 이혼의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서울부부 자화상’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2만617건의 이혼 가운데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한 부부의 황혼 이혼은 5,704건(27.7%)으로 4년 이하 신혼 이혼(5,083건, 24.7%)을 앞질렀다.
황혼 이혼은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신혼이혼보다 많았으며 비중 차이도 2010년 2.3%포인트에서 2011년 3%포인트로 점차 확대됐다.
1991년 황혼 이혼 비율은 전체의 7.6%. 20년 전만 해도 황혼 이혼은 드문 얘기였지만 이제는 이혼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셈이다.
황혼 이혼의 증가는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 ▦기대수명 증가 ▦가정 내 여성 지위 상승 ▦경제적 제도 보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특히 연령층이 높을수록 배우자에 대한 친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황혼 이혼이 더 늘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시에 따르면 부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부부가 생활방식에서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문항에 50세 이상은 중 40.1%만이 ‘그렇다’고 대답해 20~30대(50.8%)보다 10.7%포인트 낮았다.
또 ‘배우자에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다’는 문항 응답비율도 50세 이상(45.8%)이 20~30대(59.0%)보다 13.2%포인트 낮았다.
50세 이상 가구는 가사노동을 주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비율도 41.2%로 20~30대(18.3%)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배우자 간 친밀도를 떨어뜨리는 가부장적 문화가 여전한 가운데 이혼에 대한 인식과 개인적인 삶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황혼 이혼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황혼 이혼만큼 황혼 결혼도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서울 전체 혼인은 7만1,519건으로 20년 전인 1991년(10만8,370건)의 66% 수준에 불과했지만 50세 이상 남성의 결혼건수는 3,471건으로 1991년(1,286건)의 2.7배를 기록했다.
50세 이상 여성 혼인도 1991년 543건에서 2011년 2,475건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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