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해외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버뮤다법인에 특허료 명목으로 88억유로를 송금했다. 구글이 버뮤다로 보낸 송금액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지난 3년 기준으로는 2배나 급증했다.
구글은 이미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해외사업 총괄법인을 세워 탈세 의혹이 짙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여기에 해외이익의 상당부분을 특허료 명목으로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버뮤다로 재송금, 세금을 줄인 것이다. 버뮤다ㆍ바하마ㆍ케이맨제도 등은 아예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조세천국'으로 아일랜드보다 높은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문에 따르면 '네덜란드 샌드위치'로 불리는 이 같은 조세회피 방식을 통해 구글의 해외 세율은 5%로 낮아졌다.
FT는 "다국적기업의 법인세 회피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구글이 해외사업 규모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세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렇게 절약한 세금은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금회피 방식이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구글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커지고 있다. 구글을 포함한 다국적 기술기업들의 조세회피 문제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열렸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반면 구글은 "절세 시도는 정상적 비즈니스 행위"라며 미국 정부 등에 법률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네덜란드 샌드위치 방식을 이용한 조세회피 의혹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