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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융권 규제 개혁'이라는 숙제를 안고 선임된 메리 샤피로 신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강력한 금융기관 규제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샤피로 위원장의 지난 행적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월가 금융 회사들을 상대로 강한 조치에 나섰던 것이 매우 드물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신임 위원장 하에서 SEC가 강력한 규제 강화에 나설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샤피로 내정자가 미 금융산업규제위원회(FINRA)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모기지 위기 및 버나드 매도프의 사기 사건 등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던 점 역시 지적했다. 샤피로 내정자는 2006년 전미증권업협회(NASD) 회장을 거쳐 2007년 7월부터 NASD와 뉴욕증권거래소의 감독 부문 등을 합병한 미 금융산업규제위원회(FINRA)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20년 가까이 월가의 증권 규제감독 부문에서 일해 왔다. WSJ에 따르면 FINRA와 이의 전신인 NASD가 집행한 금융기관의 벌금 규모는 그가 수장을 맡은 이후 3년 연속 줄어 들었다. 2005년 1억5,000만 달러에 달했던 벌금 액수는 2008년 4,000만 달러로 73% 가량 축소됐다. 2003년 30건에 달했던 회사취소 건수도 2007년엔 절반 가까이 줄었다. AP통신도 "샤피로의 인선에 대해 월가 관계자들이 혼용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대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기존 월가 내부 인물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외부 인사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샤피로 내정자는 전일 미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SEC는 투자자들을 속이고 법률을 어기는 이들에 대한 추적을 강화할 것"이라며 "매도프 사기 사건은 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증권 거래 감독을 담당해 온 FINRA의 영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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