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나 업체들이 여전히 밀어내기식 고가분양에 나서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입지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을 잡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분양가는 비싸지만 전매제한에 해당하지 않고 손쉽게 되팔 수 있는 곳인지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체들 상한가 회피물량 쏟아내=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분양 물량은 올 상반기 중 계속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비수기이고 설 연휴도 있는 2월에 전국적으로 75개 단지 총 4만691가구 중 3만2,548가구가 일반 분양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801가구)보다 7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월(2만5,633가구)보다도 27%나 많다. 3월에도 5만6,89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어서 2월보다 7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4~6월에도 상한제 회피물량이 홍수를 이룰 것으로 예측됐다. ◇미분양 눈덩이 속 옥석가려야=전문가들은 “서울 주변의 파주신도시, 양주 고읍지구, 남양주 진접지구, 고양 덕이ㆍ식사지구 등 주요 택지지구뿐만 아니라 노량진뉴타운 등 뉴타운 일부 물량까지 미분양이 나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이 공식적으로만 11만 가구 이상(비공식적으로는 20만여가구로 추정)에 달하고 있어 분양가 회피물량이 제대로 소화될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 팀장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 이달 30일부터 전면 해제돼 꽁꽁 얼어붙은 분양시장에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이겠지만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역 내 미분양 물량 현황과 분양단지의 입지, 분양가, 향후 전망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손쉽게 되팔 수 있는지 따져야=다만 분양가 상한제 회피물량은 전매가 자유롭다는 장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3.3㎡당 1,650만원의 고분양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양에 성공한 해운대 아이파크의 경우 랜드마크로서의 성격에다 바다와 요트계류장 조망권을 갖고 있다는 장점 외에도 2월 계약 즉시 되팔 수 있다는 점이 어필했다는 후문이다. 스피드뱅크는 2월 분양 물량 중 눈여겨볼 곳으로 서울ㆍ수도권에서는 은평 불광6구역 삼성물산 85가구(이하 일반분양 물량 기준)와 용인 흥덕지구 현대건설 570가구, 용인 신봉지구 동부건설 298가구, 평촌 대림산업(고려개발 물량 포함) 220가구, 인천 남구 용현동 풍림산업 630가구를 꼽았다. 또한 지방에서는 대전 서남부지구 엘드건설 1,253가구, 천안 청수지구 한화건설 398가구, 청주 사직주공 재건축 대우건설ㆍ롯데건설 978가구, 아산 권곡동 서해종합건설(1,043가구) 물량이 검토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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