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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각국 정부 추인만 남은 北核 2단계로드맵 합의

제6차 북핵 6자회담 대표들이 어제 수석대표회의를 열어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이 담긴 합의문을 마련, 각국 정부 보고를 거쳐 이틀 후 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회담이 휴회에 들어감으로써 합의문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동안의 협상과정과 분위기에 비춰볼 때 실질적이고 중요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시설 불능화의 시한 및 핵 프로그램 신고와 이에 상응한 5개국의 조치였다.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이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임으로써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룬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천 본부장은 “합의 내용은 북한과 나머지 5개국 간 이익의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며 “합의문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불능화를 위한 일정이 이른 시일 내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와 신고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높은 수준의 신고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그동안 추출해낸 플루토늄을 언제, 얼마나 생산했고 어디에 썼으며 현재 남아 있는 재고량은 얼마인지 등을 모두 밝히고 그것을 확인하는 검증활동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핵심 물질로 핵 프로그램 신고의 관건으로 여겨지는 요소인데 그 생산ㆍ사용ㆍ재고 내역을 모두 밝히겠다는 것은 북한의 협상 의지가 그만큼 강하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미국에 테러지원국 해제를 문서로 약속해줄 것으로 요구했으며 미국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테러지원국 해제의 문서 약속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었으며 합의문의 본국 추인 과정을 거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의문 채택은 미뤄졌으나 이번 회담에서 참가국들의 협상 의지는 어느 정도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북핵 폐기에 한발 다가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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