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첫 사망 이어 12개월된 여아도 뇌사상태<br>전염성 강해 단체활동 자제·위생관리 주의해야
아이들이 수족구병으로 쓰러지고 있다. 지난달 5일 수족구병으로 만 12개월 여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망한데 이어 5일 또 다른 여아가 뇌사상태에 빠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에 사는 만 12개월 여아가 중국에서 유행하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71)에 의한 수족구병으로 현재 뇌사상태라고 5일 밝혔다.
이 여아는 지난달 26일 손에 발진이 발생했다가 증세가 사라졌으나 지난 1일 발열, 경련 등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폐출혈, 혼수상태가 이어져 뇌사에 빠졌다.
이 여아는 지난달 29일에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았고 다음날 발열, 구토 증상으로 소아과에서 해열제를 복용한 뒤 증상이 회복되다가 상태가 악화됐다.
이 여아는 어린이집에 다니지도 않고 형제ㆍ자매도 없으며, 수족구병 유증상자와의 접촉한 것도 아니어서 질병관리본부가 감염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수진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통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열이 없어지고 아이의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단체활동을 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동수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수족구의 병원체는 피부에 침투해 수족구병을, 뇌에서는 뇌수막염을, 간에서는 간염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며 “눈과 발, 입에 물집과 발진이 생길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수족구병은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침, 가래, 콧물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며 “평소에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중국을 비롯 동남아 지역에서 수족구병이 대거 발병하며 사망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뇌막염, 뇌염, 수막염 등 수족구병 합병증 동반 사례가 18건이 확인됐다. 이중 14건에서 EV71형이 검출됐다.
◇수족구 병이란?
손(手), 발(足), 입(口)에 물집이 생긴다고 해서 '수족구병'이라고 부른다.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데 어린 아이일수록 면역력이 약해서 심하게 앓게 된다.
증세가 수두와 비슷하지만, 수두는 물집이 몸통에 주로 생기는데 비해 수족구병은 몸통보다는 손, 발, 입, 엉덩이 부위에 생기며 흉터가 거의 없다.
대개 인체 장바이러스(Enterovirus)인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 Virus) 등에 의해 전염된다. 전염성이 강한데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영유아를 둔 부모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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