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떠나기에 앞서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시리아 내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IS)를 상대로 한 첫 공습에 아랍 동맹국들이 동참한 것은 미국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IS 격퇴 작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날 이뤄진 공습 작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요르단이 동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동의 국민과 정부가 IS를 거부하고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IS를 상대로 한 작전은 시간이 걸리고 여러 도전이 있겠지만, 미국과 중동, 그리고 세계 안보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며 “이 조직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리아 내 알 카에다 분파인 호라산 그룹을 공격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거나 미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테러 집단 누구에게도 안전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도 “테러리즘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군이 호라산으로 알려진 시리아 내 알카에다 분파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병력 배치와 작전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는 없다”며 “미국 시민의 안전과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지속적으로 명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에서 “첫 공습은 아주 성공적이었으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에 미국이 자국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최근 상·하원을 통과한 ‘시리아 반군 지원안’에 따라 IS와 지상에서 맞서 싸울 시리아 온건 반군을 무장·훈련하는 데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IS 격퇴 작전이 단시간 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따라 이날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신임 총리와 이번 작전에 참가한 5개 아랍국 정상 및 대표, 다른 동맹·우방 정상 등을 두루 만나 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전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특히 24일 IS의 위협을 주제로 총회에서 연설하고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서방국가 외국인의 테러 집단 유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정부는 안보리 차원에서 각 회원국이 자국민들의 IS 합류를 금지하는 법안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분주한 움직임은 시리아 공습에 대한 국제적인 명분을 확보하고 시리아 공습 동참을 주저하는 영국이나 프랑스 등 핵심 동맹을 공동 작전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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