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웬만한 주당도 무릎 꿇린 특이한 '폭탄주'
오 주(酒)여… '폭탄' 을 피하게 하소서술푸는 연말 살아남으려면체내 흡수 빨라 일찍 취해 심장 질환 등 부작용 우려물과 함께 천천히 마시고 저지방 고단백질 안주로
송대웅기자 sdw@sed.co.kr
이달 초 일찌감치 송년회를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 김영식(28ㆍ가명)씨는 최근 유행하는 에너지 폭탄주를 먹고 다른 때보다 일찌감치 필름이 끊겨 고생을 했다.
에너지 음료로 불리는 고카페인 음료와 소주ㆍ양주를 섞어 먹는 에너지 폭탄주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빠르게 해 일찍 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씨는 "술을 비교적 잘 먹는다고 자부했는데 갑자기 취기가 올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직장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은 더없이 즐거운 시즌이겠지만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는 고역의 시간이다. 그러나 모두가 모이는 세밑 술자리를 거부할 수는 없는 일.
전문가들은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을 생각하며 최대한 요령 있게 술을 먹을 것을 당부한다. 젊은 층의 경우 빨리 먹고 빨리 취하는 폭탄주를 즐겨먹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5세 이상 성인 2,066명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은 최근 1년 사이 폭탄주를 마신 경험이 있다. 폭탄주 경험자 비율을 연령대로 살펴보면 20대가 49.2%로 가장 높았고 30대(34.9%), 40대(32%) 순으로 높았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기존의 소주와 맥주, 양주와 맥주를 섞어먹는 일반적인 폭탄주 외에 고카페인 음료를 섞어먹는 에너지 폭탄주가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에너지 폭탄주 1회 평균 섭취량은 5잔에 달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에너지 폭탄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에 빠르게 흡수돼 심장 질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음주시 가급적 적정 알코올 섭취량(남자 소주 5잔, 여자 소주 2.5잔)을 넘지 않도록 하고 물과 함께 천천히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훈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연말 술자리는 평소보다 잦은 음주로 신체ㆍ정신적으로 지쳐 자칫 건강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1주일에 2~3회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간이 비대해져 쉽게 피로해지고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과음을 자주 할 경우 췌장염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음주시 3일 이상 휴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폭탄주는 가급적 자제하며 3잔 이내로 마시고 안주로는 되도록 수분이 많고 칼로리와 기름기가 적은 수육이나 생선회, 두부류ㆍ생선류 등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이 적합하다.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은 야채ㆍ과일류도 도움이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