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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佛, 통상·국방 협정 체결

인도와 프랑스는 20일 통상과 국방 분야의 상호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핵협력 협정은 체결하지 못하고 "평화적 목적만을 위한 핵협력을 추구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사흘간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두 나라가 정치와 경제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두 나라는 우선 2004 회계연도에 29억9천만달러였던 양자교역의 규모를 5년 내에 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무기의 조달과 연구, 개발, 합동 군사훈련, 전문가교환 프로그램과 훈련 등에 관한 국방협정도 체결했다. 인도와 프랑스는 그러나 지난해 인도와 미국이 체결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핵협력 협정을 체결하는데는 실패했다. 양국은 대신 "두 나라는 현재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 개발에 관한 양자간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며, 이에 관한 국제적 의무와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내용의 `핵 선언'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싱 총리는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한 민간 핵협력을 확보하려는 인도의 지속적인 노력을 프랑스가 지지하는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상으로는 8년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한 시라크는 출국 직전에 내장석명의 위해성 논란에 시달리며 해체를 위해 인도로 향하던 퇴역 항모 클레망소의 귀환을 명령함으로써 스스로 인도행 발길을 가볍게 했다. 그의 방문 기간에는 인디아 에어라인이 에어버스의 항공기 43대를 25억달러에 구매하는 내용의 계약도 공식 체결됐다. 시라크 대통령은 그러나 세계 1위의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의 아르셀로 인수 시도에 대해서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탈은 특별한 사업 계획이나 사전 협의도 없이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미탈이 경쟁사를 인수할 권리가 있다면 우리도 고용이나 기술에 관해 걱정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계인 락시미 미탈이 소유한 미탈스틸은 2위인 룩셈 부르크의 아르셀로를 186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나, 프랑스는 아르셀로에 프랑스인 3만여명이 고용돼 있다는 점 때문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미탈은 세계 철강시장의 10%를 지배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을 유럽 국가들서 방해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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