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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득·지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

‘불황형 흑자’ 역대 최고…소득 분배지표는 다소 개선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늘었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불황형 흑자'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 빈부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9만3,000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 늘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0.8%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소득 증가율이다.

명목 소비지출은 254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분기(-3.6%) 이후 첫 감소다.

소득과 지출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는 소득이 0.3% 늘었고 소비는 2.4% 위축됐다.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의류·신발(4.8%), 주거·수도·광열(3.0%), 보건(2.9%), 교통(1.9%), 통신(1.8%), 오락·문화(3.3%) 등에서 늘었다.

교육(-6.9%)은 정규교육(-16.5%) 부문의 지출 감소로 크게 줄었고, 복지시설(-56.2%)이 포함된 기타상품·서비스(-12.3%)도 지출이 축소됐다.

비소비지출은 80만2,000원으로 1.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월평균 9만3,000원(-3.3%) 줄었다. 연금(5.9%)과 사회보험(6.6%)은 늘었고, 경상조세는 0.6% 감소했다.

1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39만1,000원으로 1.7% 증가했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액은 84만8천원을 기록, 1년 전보다 10.8%나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흑자율은 25.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5.0%로 2.1%포인트 감소했다.

분배 측면에서 보면 다소 개선 추이를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더 큰데 따른 영향이다.

분위별 소득을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에서 6.7%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출은 1.8% 줄여 적자가구 비중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2~5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0.9~1.7%로 1분위 소득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분위에서는 근로소득(6.5%)과 사업소득(10.3%) 모두 증가했으나 2~5분위의 사업소득은 감소하거나 낮은 증가율(-1.5~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근로사업 등 정부 정책이 저소득층 가계에 도움을 준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소비지출의 경우 3분위(1.7%)와 4분위(1.1%)는 증가하고, 1분위(-1.8%), 2분위(-1.3%), 5분위(-1.8%)는 감소했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은 1분위가 소득의 증가와 소비지출의 감소 여파로 -23.7%로 13.6%포인트 가량 적자폭이 줄었다. 5분위는 40.4%로 흑자율이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지난해말 기준 전체가구(1인 및 농가포함)의 처분가능소득기준 지니계수는 0.307로 전년 0.311보다 0.004포인트 하락했다.

지니계수는 인구분포와 소득분포와 관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평등하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소득 및 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흑자액 증가로 소비 여력이 커져, 추경이나 금리 인하 등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에 소비·지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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