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 프로그램 개혁이 탄력을 받으면 록히드 마틴과 보잉 등 대표적인 미국의 방산 대기업들이 해외 방산시장에 더욱 눈독을 들일 전망이다. 이들 방산업체는 미국내 기반 약화에 대비해 조만간 해외 유력 방산기업 인수도 적극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2위 방산기업인 보잉의 짐 앨보 방산부문 사장은 14일(현지시각) 파리 에어쇼 전야제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군비 지출이 지난 몇 년의 고성장을 끝으로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해외시장 개척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 마틴의 로버트 스티븐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사업 다각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M&A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록히드 마틴 주도로 9개국 방산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레이더 교란용 F35 전투기를 곧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앨보는 오바마 정부에서 미래전투 체제와 공군 위성 프로그램, C17 사업 등 보잉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타격받았음을 상기시키면서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보잉 방산 매출의 5%에 불과했던 해외 판매를 현재 16%로 늘린데 이어 앞으로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앨보는 이어 "보잉이 인도, 덴마크, 브라질 및 그리스의 전투기 판매에서 경쟁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40대의 전투기를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C17과 치누크 CH-47 헬리콥터 및 아파치 공격용 헬리콥터도 "해외 비즈니스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호주도 F/A-18 슈퍼 호넷에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앨보는 마지막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선보인 무인정찰기 비즈니스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곧 첩보 분야의 새로운 인수ㆍ합병(M&A)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계열의 헬리콥터 메이커인 시코르스키의 제프 피노 사장도 로이터에 "해외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20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면서 "향후 3~5년간 알바니아, 그루지야, 멕시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및 바레인에서 모두 14억달러 어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노는 "대만도 10억달러 상당의 블랙호크 헬기 60대를 매입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협상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 역시 최대 300대의 신형 헬기를 구입하는 결정을 곧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노는 덧붙였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항공기 엔진 메이커인 프랫 앤드 휘트니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에너지를 비롯한 유망 부문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데이브 헤스 사장이 파리 에어쇼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었다. 그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F22기 187대를 구입하려던 계획을 취소함에 따라 프랫 앤드 휘트니도 타격받았다면서 그러나 미 의회가 F22기 해외판매 금지를 풀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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