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전념하고 가격거품 없애기 노력<br>송창·오수환·심문섭 잇따라 개인전<br>10년전 판매가 등으로 컬렉터에 인기
| 송창 '파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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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환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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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섭 '프리젠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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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일 때 잘 관리한 작가들은 불황에도 끄떡없다.
지난해까지 미술시장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며 ‘묻지마 예(藝)테크’까지 횡행하던 시기에 묵묵히 창작에만 전념하고 안정적인 작품가 관리로 ‘가격거품’을 방지했던 탄탄한 중견작가들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오히려 선전하고 있다.
블루칩 작가와 신진유망주 사이에 낀 상당수 중견들이 불황에 신음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경기위축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장기간 미술품을 수집해 온 ‘정통파’ 기존 컬렉터들은 과도할 정도로 미술시장이 급팽창한 지난 2년간 작품을 내놓아 수익을 얻은 뒤 시장이 차분해 진 요즘 여유있는 마음으로 좋은 작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견작가 송창(56)씨는 창덕궁 앞 갤러리눈에서 3년 만에 개인전을 열면서 ‘10년 전 작품가 그대로 판매하고 싶다’는 조건을 내 걸었다. 침통한 요즘 시장상황에 대한 고려와 동시에 최근 2~3년간 미술시장의 과도한 활황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뚝심 때문. 100호 작품이 4,000만~4,500만원선.
지난달 22일까지 열린 개인전 1부는 요즘 같은 불황에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2부 전시가 9일까지 열린다. 송화백은 민중미술의 대표작가로 1980년대 이후 활발히 활동했으며 근작에서는 자연풍광을 주제로 두텁고 거친 마티에르(질감)의 작품을 선보였다. (02) 747-7277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16일까지 전시하는 오수환(62) 화백도 요동치는 시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추상화에 서예적 필치가 가미된 ‘서체적 추상’으로 한국 추상미술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
한국의 샤머니즘ㆍ복합적인 역사를 역동적인 필력으로 표현한 신작 30여점에 대해 정영목 서울대교수는 “신명난 굿판같다”고 평했다. 오화백은 프랑스의 유명한 컬렉터 집안인 매그재단 초청으로 프랑스 남부 매그미술관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
파리 매그갤러리에서 2006년에 이어 내년 9월에도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 100호가 4,500만원선. 전시관계자는 “고정 컬렉터층이 두텁고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작가라 전시 반응 뿐 아니라 작품 판매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02)720-1020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중인 심문섭(65)씨가 12년 만에 서울에서 여는 개인전을 소격동 학고재와 갤러리 현대에서 동시에 5~25일 개최한다.
나무ㆍ돌ㆍ물 등 자연적인 재료와 철판ㆍ조명 등 인공적 재료를 배합한 운치 있는 설치작품과 조각은 학고재에 전시했다. 자연을 촬영해 먹이나 아크릴물감으로 재가공 한 사진과 드로잉은 지난해 파리 루아얄공원 전시 등 해외미술계에는 선보였으나 국내 공개는 처음인 작품들로 갤러리현대에 내걸었다.
지난 12년을 압축한 이번 전시에는 오랫동안 미술품을 수집해 온 기존 컬렉터와 장기적 안목으로 불황 이후를 내다보는 기업 컬렉터들이 개막 전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문화성과 국립현대미술관, 리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02) 739-4937ㆍ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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