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로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내던지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중국과 일본 등은 지난 6월부터 미 국채 보유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3%포인트 오른(국채가격 하락) 2.767%를 기록했다. 이날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2.821%까지 치솟으면서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8%를 넘겼다. 16일에도 한때 최고 2.801%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5일 한때 3.839%까지 상승해 2011년 8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용시장 안정과 인플레이션 활성화로 출구전략 실행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관측이 국채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00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2.0% 높아지면서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했다.
찰스 코미스키 노바스코샤은행 채권거래 부문 대표는 "시장의 관심은 이제 9월 양적완화 축소단행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축소할까'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발표될 고용통계에 따라 축소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외국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매도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6월 미 국채 보유량이 도합 400억달러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는 이날 중국의 6월 미 국채 보유량이 전월보다 215억달러 감소한 1조2,760억달러라고 밝혔다. 일본 역시 보유량을 3개월 내리 줄여 6월 미 국채 보유량은 1조834억달러로 조사됐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인 것은 올 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월간 기준 네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보유액을 늘렸다. 보유액 감소폭도 2011년 12월 이래 최대 규모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팔아 치운 미 국채도 사상 최대인 669억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5개월 연속 보유량을 줄이면서 미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율도 201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49.1%에 그쳤다.
이처럼 미 국채에서 투자자들이 멀어진 것은 양적완화 축소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5월22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9월에는 연준이 자산매입을 줄일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이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울포크 BNY멜론 글로벌시장전략가는 "벼락도 같은 곳에 두 번 치지 않는데 버냉키는 그 발언을 6월에 반복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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