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테말라 의회는 각 당 지도부가 31일(현지시간) 회동한 뒤 이르면 1일 표결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검찰은 록사나 발데티 전 부통령을 포함한 관련 고위직 공무원들이 수입 업체에 세금을 덜어주고 뇌물을 수수한 이 사건의 정점에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발데티는 370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최근 수개월간 10명 안팎의 장관급 각료가 체포 또는 해고되고 자신 사퇴하는가 하면 수십 명의 공무원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은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의회는 면책특권 박탈을 위한 표결에 앞서 29일 예비 청문회를 열었으나, 소환 통보를 받은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은 “면책특권 박탈을 위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를 대며 출석하지 않았다.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난 단돈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국민이 의혹을 품고 있는 것은 알지만, 사실 관계를 완전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 변호인측은 또 헌법재판소에 면책특권 박탈 추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소원을 청구했다.
의회가 대통령의 면책특권 박탈 표결하면 정족수 158명의 3분의 2인 105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여야 의원 5명으로 구성된 의회 면책특권 박탈 추진위원회는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의 비리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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