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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등짐 속의 자갈
입력2007-04-01 16:34:49
수정
2007.04.01 16:34:49
캄캄한 사막을 가로질러 가던 한 나그네가 있었다. 그 나그네는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에서 예언자의 준엄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네 발 밑의 자갈을 등짐에 가득 담아라. 그러면 기쁨과 함께 후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힘든데 등짐에 자갈을 보태라니, 나그네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한다. 그래서 자갈을 몇 개만 담아 길을 재촉했고 마침내 날이 밝은 아침이 돼서야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런데 놀랄 말한 일이 일어난다. 등짐 속에 담아온 것이 자갈이 아닌 황금이었던 것이다. 예언자의 말대로 나그네는 기쁨과 동시에 후회를 경험하게 된다. 담은 자갈의 양만큼 황금을 가지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좀더 많은 자갈을 담지 못한 자책(自責)도 그에 못지않았던 것이다.
앞의 우화(寓話)는 보험의 중요성을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이다. 보험을 들게 되면 아무래도 다소의 금전적 부담과 수고가 따른다. 특히나 보험은 장기의 수비형 금융상품으로 가입하다 보니 당장의 혜택이 없을 땐 ‘왜 들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던 가장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유고(有故)됐을 경우 너무도 달라지는 가족들의 운명을 보게 된다. 심지어는 가장이 아닌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이더라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치료비와 간병비, 앞으로의 생활비와 교육비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몇 년 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 추락, 여객선 침몰, 가스 폭발 등 대형 참사가 있는 때는 어김없이 그달치 보험 가입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일시적으로 ‘사고에 있어서 나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경각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각심은 막상 그때뿐이며 지나고 나면 까맣게 잊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에 젖어 살아가게 된다. 이럴 때 꼭 필요한 말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준비는 평소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생명보험은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내는 보험료와 받는 보험금 속에 자중자애(自重自愛)의 마음과 이타(利他)의 정신이 담겨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이다.
길고 긴 인생의 여정은 예측할 수 없고 순탄할 수만도 없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후회하는 나그네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온전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꺼이 등짐 속에 자갈을 담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인생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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