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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CEO 선임 유감


요즘 여의도 증권가의 최대 화두는 인사다. 이미 상당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유임되거나 교체됐지만 아직도 일부 주요 증권사 사령탑의 운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당초 예상을 깨고 새로운 CEO가 등장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모 증권사의 경우 유임이 유력하던 현 사장 대신 다른 증권사의 부사장이 CEO로 낙점되는가 하면 또 다른 증권사의 CEO 자리는 부사장에게 넘어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인사 태풍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급작스런 CEO 교체가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것이다. 물론 CEO 교체가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CEO 선임의 불확실성은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사의 CEO 선택 기준이 경영에 필요한 역량보다는 오너 또는 그룹 최고 정책결정권자 한 사람의 호불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연속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외국의 모습을 한번 보자.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존 맥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12월에 내놓겠다고 발표하면서 후임으로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을 선택했다. 시장과 회사에 예측 가능한 상황을 제공하고 이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외국 증권사나 운용사도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만난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사장은 "외국계는 CEO를 교체할 때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하고 직원과 시장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CEO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이런 상황을 외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인사가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도 흔들리지 않고 회사의 전략과 사업도 연속성을 가지게 된다.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오너나 그룹 회장의 말 한마디에 CEO가 결정되는 그런 회사에서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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