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계 기시미 이치로 열풍
'미움받을 용기' 인기몰이에 저자의 다른 책도 잇단 출간
국내 출판계에 기시미 이치로 열풍이 불고 있다.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펴냄)'로 인지도가 높아지자 국내 출판사들은 기시미 이치로의 다른 책들을 경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30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 소개된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포함해 현재까지 한글로 번역·출간된 기시미 이치로 책은 총 9종에 이르며, 이 중 5종은 6월에 나왔다.
지난해 11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내용이 담긴 '미움받을 용기'가 국내에 소개될 당시만 해도 국내 출판계는 기시미 이치로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40여종이 넘는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국내에서는 '미움받을 용기' 외 출간된 책이 없어 작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움받을 용기'는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기세를 몰아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책으로 선정됐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자신감을 잃고 실의에 빠졌거나 행복해지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한국 독자들에게 기시미 이치로가 전하는 아들러 심리학의 복음이 큰 울림을 주는 데다, 장기간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한국 출판계에서 상종가를 기록중인 점을 볼 때 올해 하반기까지는 기시미 이치로의 인기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시미 이치로의 인지도와 인기가 올라가면서 출판계도 서둘러 기시미 이치로의 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움받을 용기' 이후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살림 펴냄)', '버텨내는 용기(엑스오북스 펴냄)', '아들러에게 인간관계를 묻다(카시오페아 펴냄)'가 잇달아 출간됐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가 발표된 6월에는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스타북스 펴냄)',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을유문화사)', '늙어갈 용기(에쎄 펴냄)',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엑스오북스)' 등 5종의 책이 나왔다.
특히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와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책의 원서는 다르고, 일본에서 출간된 시기도 다르지만 모두 기시미 이치로가 육아 경험을 살려 교육이라는 주제로 아들러 심리학을 풀어 쓴 책이다.
기시미 이치로는 책에서 아이들을 혼내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주목을 받기 위해 혼날 짓을 하기 때문에, 혼내는 방식으론 아이들의 잘못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또한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칭찬받으며 자란 아이는 칭찬해 줄 사람이 없을 때 스스로 판단해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기대했던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과제에 도전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스타북스 관계자는 "유사한 내용이 있지만 두 책의 판권도 다르고 저희 책은 인문으로, 을유출판사 책은 가정·육아로 구분돼 있어 장르도 다르다"면서도 "기시미 이치로가 국내에서 인기가 있다 보니 주제가 비슷한 책이 출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계 내부에서는 국내 출판업계의 기획 능력 부족, 국내 저자 기근 현상 등을 감안할 때 기시미 이치로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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