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기관의 모기지 부실이 확대되면서 해외에 투자된 미국 자본이 금융부실을 메우기 위해 빠르게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욕 월가 투자회사들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실을 메우기 위해 아시아등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매각해 본국 송금(repatriation)을 가속화하고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금융기관 부실이 터질때마다 아시아 주가와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증권사인 메릴린치는 뉴욕 증시가 마감한 직후 모기지 투자 손실로 3ㆍ4분기에 57억 달러의 자산을 상각 처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5개 분기 연속 손실처리를 하게 된다. 메릴린치는 추가 손실을 메우기 메우기 위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등으로부터 85억달러를 조달키로 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추가 상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에 투자한 미국 펀드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일제히 발을 빼고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시장에서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인출이 가장 극심하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날 세계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택시장에서 연체와 주택차압이 급증하고 주택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출 부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채권투자자 빌 그로스 핌코 회장은 부동산 시장 악화로 모기지 부실이 지금까지 알려진 4,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들도 본금 송금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세계 헤지펀드 업계가 지난 6월에 2000년 이후 최악의 손실을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대로 헤지펀드들은 분기별로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회수에 시달리기 때문에 해외투자 증권을 팔아 본국으로 가져가는 추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금융ㆍ주택시장의 악재가 겹치면서 239.61포인트(2.11%) 급락한 11,131.08에 마감했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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