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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에이전시 육성해 이야기시장에 돈이 돌게 만들어야"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콘텐츠를 만들어본 사람이 이야기(스토리)의 소중함을 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마린보이' '국가대표'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초특급 흥행작을 잇따라 만들어온 제작자 김호성(사진)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그만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새로운 이야기에 목말라 있다.

"이야깃거리가 많다고 하는데 쓸 만한 이야기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창작자에게 묻혀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영화나 출판 등 콘텐츠화할 수 있게 중개하는 매개체, 즉 에이전시의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산업으로 기능하려면 핵심적 요소, 즉 '돈'이 이 시장에 돌아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스마트머니(좋은 돈)가 들어와 이야기를 통해 또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돼야 산업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돈을 돌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 즉 이야기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하고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야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기존 제조업적인 관념으로는 이야기를 포함한 콘텐츠 시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영화 등으로 콘텐츠 상품화되는 데 대개 5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속성의 모태펀드가 필요하다고 봤다.



직접적으로는 시장에서 이야기 가치를 평가하고 또 이야기 창작자와 콘텐츠 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에이전시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에이전시는 가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한 창작자가 창작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창작 외 모든 업무를 대리한다. 또한 돈을 돌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부동산 시장에 중개업소가 필요하듯이 이야기 산업에도 에이전시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는 에이전시가 일종의 '브로커'로 인식되는 나쁜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는 배려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야기 산업 진흥법에 에이전시 육성방안이 담긴 것은 고무적"이라며 "이야기 산업의 윤활유가 될 에이전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영화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 외에 이야기 에이전시라고 할 수 있는 더하기이앤엠을 운영하고 있다. 더하기는 국내외 이야기의 원천소재를 찾아 가공해 주요 콘텐츠 기업에 공급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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