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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9월 2일] 에너지요금, 동결만이 최선인가?

최근 수년간 국제유가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수요급증과 국제 투기세력의 개입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했고 올 들어서는 급기야 최고 배럴당 147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다소 하락했지만 당분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초고유가가 국민경제와 서민가계에 주는 부담을 고려할 때 전기ㆍ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동결 조치는 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에너지 공공요금을 묶어두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일까. 천연가스는 유가에 연동돼 유가가 상승하면 이를 요금에 반영해 소비를 감소시켜 수급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두바이유는 88%, 벙커C유는 66%, 경유는 50% 정도 가격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원유 소비는 다소 줄었다. 반면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돼 소비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요금 동결로 타 에너지원 소비자들의 연료전환으로 가스에 대해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천연가스시장이 대부분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체결돼 있고 현물시장이 발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요금을 동결해 수요가 증가하면 값 비싼 현물 구입(최고 5배 이상)을 할 수밖에 없다. 또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요금혜택이 과소비 수요자에게 많이 돌아가고 절약하는 소비자에게는 적게 돌아간다는 점도 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난다. 시장 상황을 무시한 에너지 요금동결이 장기화할 경우 고유가시대에 왜곡된 가격은 소비주체가 실질적인 가격부담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국내 산업을 온실 속 화분처럼 외부환경 변화에 둔감하게 해 에너지 고소비형에서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전환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어차피 고유가시대는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에너지 가격 현실화는 시장에 적절한 시그널을 줘 에너지 과소비형 국내 산업이 온실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사용으로 저에너지 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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