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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후 7시 와인&맥주전문점을 찾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란 생각을 갖고 들어선 압구정동 투엔디 매장은 벌써부터 손님들로 붐볐다. 여성 고객들이 로제 와인 한 병을 시켜 놓고 웃고 즐기는 모습은 투엔디가 지금껏 봐왔던 맥주전문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와인&맥주전문점 투엔디(www.2nd2.co.kr)는 창업 1년 만에 프랜차이즈 주점 브랜드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 주점 프랜차이즈에는 접목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던 와인을 맥주와 함께 선보이며 기존 와인바와는 다른 형태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남성고객보다는 여성고객이 더 많이 찾는 프랜차이즈 주점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투엔디는 20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주점이다. 인테넷 검색창에 투엔디를 입력하면 ‘연인들이 편하게 한잔 할 수 있는 장소’나 ‘애인을 위한 이벤트 장소’로 추천된다. 투엔디가 주점브랜드 시장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것은 무엇보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상식을 깨뜨리는 지용삼 대표의 경영마인드 때문이다. 보통의 프랜차이즈 주점이 넓은 장소에 탁자를 놓고 생맥주나 소주와 함께 안주를 판다면 투엔디는 분위기를 판다. 홍대나 청담동의 고급 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에스닉 스타일(ethnic style)의 인테리어에 의자가 아닌 쿠션에 기대 앉을 수 있도록 만든 좌석은 특히 여성 고객끼리도 편안하게 와인이나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다 프랜차이즈 인테리어에 손을 대며 프랜차이즈와 인연을 맺었다는 지 대표는 “인도네시아 발리 짐바란 해변의 카페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인도, 터키, 중동 등의 문화를 나름대로 연구해 만들어낸 투엔디만의 분위기”라며 “낮고 자유분방한 테이블과 방석, 쿠션 등으로 고객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하는데 매장 연출의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투엔디 인테리어의 또 다른 매력은 매장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실내 호수와 하늘거리는 실크 커튼이 쳐진 개인공간이다. 특히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두 다리를 쭉 뻗고 쉴 수 있는 개인공간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해 문을 연 투엔디가 빠르게 프랜차이즈 주점 시장에 안착한 데는 지 대표가 창업 초기부터 추진한 맞춤형 프랜차이즈도 한몫을 했다. 투엔디는 와인을 다뤄야 하는 주점이지만 창업자가 주방을 책임져야 하는 생계형 창업도 가능하도록 물류 및 점포 운영을 시스템화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가맹점 창업자가 준비한 매장 규모 및 운영 콘셉트에 따라 메뉴와 판매 주류의 비중을 차별화하도록 했다. 지 대표는 “맥주가 주로 팔리는 대학가에 맞는 메뉴가 있고 와인이 판매주류의 50%를 넘는 시내 중심이나 주택가에 맞는 메뉴가 따로 있다”며 “60여가지 정도의 메뉴를 개발해 점포의 특성에 맞춰 메뉴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식품 원자재가 인상이 가맹점주의 수익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본사 물류를 강화해 반조리 식품으로 가맹점에 메뉴를 공급해 주방인건비를 대폭 낮추고 있다. 에스닉 스타일의 메뉴개발도 강점이다. 투엔디는 신라호텔과 조선호텔 등 국내 최정상급 호텔의 조리장과 공동으로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각 나라 대표 음식을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도록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풀루스 퀘사딜라, 포미피타, 안나사콜피움 등 낯선 이름의 다양한 세계각국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점도 투엔디만의 자랑이다. 지 대표는 와인이 대중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투엔디 자체의 라벨이 붙은 와인을 칠레 등에서 수입할 계획이다. 고객이 자주 찾는 와인을 선별해 칠레에서 대량으로 수입해 가격 거품을 뺀 와인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투엔디의 와인 가격은 2만5,000원~6만원 선으로, 같은 와인이라도 전문 와인바 가격의 절반에 즐길 수 있다. 지 대표는 “투엔디 이용 고객의 80% 이상이 와인을 잘 모르는 고객”이라며 “와인을 마시기 어려운 술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투엔디의 가맹점을 다른 주점 브랜드처럼 경쟁적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 창업주가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현재 15개(3개 오픈 예정)인 가맹점을 올해 내로 50개 정도로만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사업 방향에 대해 지 대표는 “투엔디의 서브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라며 “호프중심의 투앤비 플러스와 점심, 커피 중심의 투앤비 카페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엔디의 창업비용은 100㎡(30평) 기준으로 점포비용과 별도공사비를 제외하고 가맹비 300만원을 포함해 6,800만원 정도이다. 가맹점 창업자들이 걱정하는 에스닉 스타일의 인테리어 비용은 예상보다 많이 들지 않는다. 지 대표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인테리어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비 수준인 3.3㎡(1평)에 140만원 정도를 인테리어 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투엔디는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임에도 특이하게 가맹점을 운영하려는 창업자에게 건물의 1층이나 2층 등 집객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를 고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투엔디의 경쟁력이라면 권리금과 임대료 부담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1, 2층보다는 지하나 3층 정도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 투엔디 안양 범계점은 지하 2층에 위치했지만 월 7,000~8,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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