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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볼에 패션·행운을 그렸어요"

女골퍼들 직접 좋아하는 그림 새겨넣은 '나만의 볼' 눈길


‘나도 한번 그려볼까.’ 밋밋하던 골프 볼이 패션과 행운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이름의 이니셜, 간단한 줄 등을 그려 자신의 볼을 표시하던 프로 골퍼들이 볼에 개성을 담아내기 시작한 것. 여자 골퍼들은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그려넣어 경기에서 행운을 기원하고 힘을 얻기도 한다. 지난 5월3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힐스테이트서울경제오픈에서 우승한 ‘신데렐라’ 이현주(21ㆍ동아회원권)는 볼의 딤플에 빨강ㆍ파랑 등 강인한 색을 입힌다. 이현주는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인데 이게 없으면 불안해서 경기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의 우승컵을 거머쥔 유소연(19ㆍ하이마트)은 앙증맞은 돼지 한마리를 볼에 그려넣어 사용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하던 습관이다. 유소연은 “그리는 데 3초밖에 안 걸린다”며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돼지를 보면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이선화(20ㆍ호반건설)도 같은 이유에서 다섯 가지 색상의 동그라미 고리를 그려넣는다.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과 함께 볼에 새길 표시를 고민하다 내린 결정. 이선화는 “무지개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 경기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볼을 통해 자신만의 패션을 창조하는 선수들도 있다. ‘얼짱루키’ 양수진(18ㆍ넵스)은 볼에 온갖 그림을 그리는 ‘페인팅족’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스펀지밥’을 그려넣는가 하면 우아한 리본을 담아내기도 한다. 올해 KB국민은행스타투어 1차대회에서 우승한 안선주(22ㆍ하이마트)도 만화캐릭터 스누피나 해바라기 등을 볼에 그려넣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월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춘 최혜용(19ㆍLIG)은 볼에 하트를 그려 넣는다. 최혜용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예뻐서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볼은 있는 그대로가 좋다는 ‘심플족’도 있다. 서희경(23ㆍ하이트), 윤채영(22ㆍLIG), 김하늘(21ㆍ코오롱엘로드) 등은 볼에 특별한 표시를 하지 않는다. 서희경의 아버지 서용환씨는 “희경이가 깔끔하고 심플한 걸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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