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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모래알 한국남자프로골프


최경주도 없고 양용은도 없다. 김경태도 배상문도 없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지난 8일 발표한 프로골프 한일 국가대항전(29일~7월1일ㆍ일본 나가사키현) 대표팀 명단에는 이들 '한국 골프 간판'이 모두 빠졌다.

대표팀은 세계랭킹 상위 4명과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상금랭킹 상위 4명, 그리고 단장 추천 2명 등 10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미국 무대에서 뛰는 세계랭킹 상위 선수인 최경주(10일 현재 31위), 배상문, 김경태, 양용은이 모두 KPGA의 출전 요청에 난색을 표해 '일본파' 선수로 대체됐다. 이들의 불참 사유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내셔널 대회와 일정이 겹친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베스트 멤버로 팀을 꾸렸다. 일본 최고 스타 이시카와 료(60위)를 비롯한 세계랭킹 상위 선수 4명이 모두 나온다.

물론 국가대항전 참가 여부는 해당 선수 본인이 결정할 일이다. 불참 선수들은 내년 시즌 투어 출전권 유지를 위해, 또는 신인의 경우 경험을 최대로 쌓기 위해 투어에 열중해야 할 입장일 게다.



그러나 이번 한일전 불참은 '동업자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올 한일전은 대표팀이 최강 전력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과시하며 KPGA 안팎의 화합을 이끌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의 뿌리인 KPGA는 새 수장 선출을 둘러싼 마찰음 속에 회장 직무집행 정지 상태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두 번째는 이번 대회가 4회째를 맞아 처음으로 일본에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빅 리그에서 뛰는 스타들의 방문은 동료 선수와 한인 사회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남자프로골프계를 보면 동업자 의식에 대한 기대가 무리였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말부터 KPGA 회장 선출을 놓고 사분오열하더니 일각에서는 절차상 이유를 문제 삼아 취임식까지 치른 회장에 대한 선출 무효 소송에 나서며 체제의 비상식적 내면을 스스로 드러냈다. 이처럼 모래알 같은 모습을 보이는 사이 한국프로골프 투어는 쪼그라들고 있으며 자칫 팬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한국의 골프는 중흥기로 가는 기로에 있다. 골프계에 최소한의 동업자 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동업자 의식의 바탕인 '배려'는 골프의 근본정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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