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와 최대이륙중량만 보더라도 F-16 시리즈 중 상위급 기체인 KF-16을 한참 웃돈다. 속도가 약간 뒤처지나 최신 전투기는 속도보다 스텔스 기능과 탐지 레이더, 선회 반경, 항속거리 등 각종 항법장치을 중시하는 추세다. 종합하면 KF-X는 단순히 'KF-16급 이상'이 아니라 미래의 전장환경에 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능을 지닌 미래 전투기로 평가된다.
특히 전방위 관측과 대응이 가능한 능동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해 통합전자전을 치를 수 있는 전투기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아직까지 이런 정도의 기능을 발휘하는 전투기는 미국의 F-22와 F-35뿐이다. 물론 중국의 J-20과 일본의 F-3(심신), 러시아의 T-50기가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 중인 기체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F-X의 수준은 세계적이라고 간주해도 무방하다.
KF-X가 도입되면 한국 공군은 완제기로 도입할 40대의 F-35를 최상위 전력(하이엔드)로 삼고 120대의 KF-X를 미들급 기체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때쯤이면 노후한 F-4·F-5 전투기는 도태시키고 F-15K는 장거리폭격, KF-16은 공대공 등 제한적인 임무에서 로엔드 전력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KF-X가 실전배치되는 2030년대면 현재의 하이엔드 및 미들 전력인 F-15K와 KF-16이 노후화를 맞게 된다는 점. KF-X는 바로 이 대목에서도 의미를 지니는 기체다.
KF-X 개발사업과 동시에 기존 주력 전투기들의 교체수요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군의 차차기 전투기(FFX)의 모체는 KF-X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이 순조로울 경우 KF-X는 향후 50년간 한국 공군 국산 전투기의 모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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