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의 제10회 홍콩경매에서 이우환의 1977년작 ‘점으로부터’가 1,520만 홍콩달러(약 2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기존 한국작가의 해외경매(작가 미상의 고미술 제외) 최고가 기록은 뉴욕 크리스티에서 팔린 박수근의 ‘나무와 세 여인’이 보유한 미화 170만 달러(수수료 미포함ㆍ수수료 포함가 198만6,500달러)였다. 이번에 거래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의 낙찰가를 미화로 전환하면 약 195만 달러에 해당해 박수근의 최고가 기록을 넘어서게 된 것. 국내외를 통틀어 한국미술의 최고가 기록은 2007년 서울옥션에서 거래된 박수근의 ‘빨래터’가 세운 45억2,000만원이다.
한국미술에 대한 수요가 국내에 집중된 현실을 감안하면 이우환의 이번 기록은 ‘K아트’의 국제적 저력을 보여준 결과다. 이우환의 ‘점 시리즈’ 중 하나인 이번 낙찰작은 3폭이 한 세트를 이루는 162.1X97㎝ 크기의 유화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질서정연하게 찍어 나가는 점들을 통해 외부, 타자, 무한과의 관계 등 작가의 철학적 사고를 표현하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서울옥션의 홍콩경매는 출품작 50점 중 37점이 팔려 낙찰률 74%, 낙찰총액 5,083만8,000홍콩달러(약 71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는 중국의 현대미술품도 상당수 출품된 가운데 쩡판즈의 ‘두 남자’가 800만 홍콩달러(약 11억2,000만원), ‘스카이 시리즈’가 21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장샤오강의 ‘대가족’은 360만 홍콩달러(약 5억원)에 팔렸다. 이 외에도 한국작가 오치균의 ‘감나무’가 200만 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 김종학의 ‘풍경’이 69만 홍콩달러(약 9,600만원)에 낙찰됐으며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도 출품작 3점 모두가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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