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정부가 출산 장려를 위해 만든 홍보물 안에 새겨진 문구다. 그 홍보물 한쪽 귀퉁이에 "정말 무책임한 말이에요. 누가 키우는데."라는 낙서가 적힌 사진을 보며 재미있어 하기보다는 마음이 무척 무거웠던 기억이 있다.
대한민국은 빠른 속도로 노화되고 있다. 1.3명 미만의 초저출산 수준이 10년간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0.5명 낮으며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란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이제 비전문가도 쉽게 진단할 정도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중 양육비용 부담이 주는 심리적ㆍ경제적 요인은 아이를 낳고 잘 기르고 싶은 부모 마음을 욕심으로 전락시켰다. 이렇게 왜곡된 문제를 풀기 위해 국가가 나설 차례다. 선거 때마다 구호처럼 등장한 '국가책임론'이 아니라 진짜 우리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국가부모론'이 필요한 때다.
보육예산은 현 정부 들어 3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획기적인 양적 투입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체감도와 신뢰도는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비록 극히 일부지만 아직도 어린이집에서 닭 한 마리로 90명의 아이를 급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탓도 클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보육료 외 공공 인프라 확충, 평가인증, 교사지원 등 보육서비스 질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며 나쁜 보육시설을 자연스레 구조조정해야 한다. 갈 길은 멀고 호흡은 바빠진다. 하지만 희망이 보인다. '우보만리'로 뚜벅뚜벅가며 민생을 챙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진정성을 국민은 받아들였고 당선인은 이 사실을 깊이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꼭 필요한 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보육서비스를 지원하는 '맞춤형보육서비스'실현, 당선인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민생현안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홍보가 아직도 필요해?" 정부의 출산장려 홍보물에 이런 낙서가 씌여지기를…. 아니 홍보물 자체가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한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 온 마을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속담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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