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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간판 은행도 투자 실패 '충격'

■ 골드만삭스, 투자 펀드에 30억弗 긴급 투입<br>골드만 역사상 최초로 손실 펀드 등에 자금 지원<br>펀드파산땐 글로벌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 예상<br>'컴퓨터 수익모델'도 불규칙시장선 무용지물 입증

블랭크페인 회장


미국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펀드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30억달러를 투입한 사실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충격을 준다. 첫째 미국의 간판 투자은행에서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이고 둘째로 컴퓨터로 계량화한 수익모델이 시장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골드만삭스는 한번도 실패한 사업 또는 펀드에 돈을 넣은 일이 없다. 실패한 투자는 청산하는 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돈을 넣었다. 자체자금 20억달러에다 10개 펀드로부터 10억달러를 조달했다. 지난 98년 가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경영위기 때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36억달러를 모금해 헤지펀드를 살린 것에 비견할 만한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자금투입이 손실을 본 펀드를 살리기 위한 구제금융이 아니라 투자의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이드 블랭크페인(사진) 회장이 경영진과 ‘글로벌 에퀴티 오퍼튜니티즈(GEO)’펀드를 청산할 것인지, 매각할 것인지를 논의하다가 그 펀드를 사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새로운 자금을 부어서 펀드를 살리는 게 골드만삭스에 유익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베어스턴스가 2개 헤지펀드의 부실을 방치하다가 나중에 16억달러를 투입했지만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존 코자인 민주당 상원의원 등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을 배출한 투자은행이다. 그래서 미국을 ‘골드만삭스 합중국’이라고 부를 정도다. 골드만삭스마저 투자에 실패했다는 뉴스는 전세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펀드가 파산하면 그 파장은 베어스턴스나 BNP파리바은행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었다. 따라서 골드만삭스의 30억달러 투자로 펀드가 살아난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세계 금융불안의 안정화에 큰 획을 긋게 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획기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서브프라임 부실의 여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자금지원을 받은 GEO펀드 이외에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글로벌 알파펀드도 이달 들어 20% 이상 경영손실을 봤다. 씨티그룹의 콜린 데바인 애널리스트는 “프루덴셜과 메트라이프ㆍ겐워스파이낸셜 등 3개 보험사의 위험자산 투자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이들이 투자한 투기등급 이하의 금융상품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도 포함됐다”고 밝혀 새로운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미국 보험사의 위험자산 평균 편입비율은 7.8%에 이르지만 ▦프루덴셜 13.8% ▦메트라이프 13.6% ▦겐워스파이낸셜 9% 등으로 업계 평균치를 최고 2배가량 웃돌았다. 씨티그룹은 서브프라임 관련 총 손실액을 550억달러에서 1,000억달러로 추정했다. 아울러 문제가 된 골드만삭스의 GEO펀드가 퀀트펀드였다는 점도 특이하다. 퀀트펀드는 계량적 모델(quantitative model)을 근거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산가치가 상승할 때나 하락할 때 모두 수익을 얻도록 구조화시킨 펀드다. 하지만 시장이 불규칙하게 움직일 때 퀀트펀드의 컴퓨터 모델을 작동하지 않았다. GEO와 같은 퀀트펀드인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도 이번달에 7%의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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