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고문은 20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서울 관악을 출마에 대해) 야권분열을 일으킨다면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라며 "당 대표에 대선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해 재보선에 참여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 정치적 양심을 기대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권 고문의 쓴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어르신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출마 여부와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피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출마를 독려 중인 '국민모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적 이유가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권 고문과 정 전 의원의 악연은 2000년 '정풍 파동'에서 시작된다. 정 전 의원은 2000년 12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 좌장인 권 고문에 대해 "세간에는 김영삼 정권 때의 김현철에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며 소위 '정풍 파동'을 일으켰다. 그 자리에서 권 고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신이 정치권에 입문시킨 정 전 의원에 의해 "당과 대통령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저의 숙명"이라는 말을 남기고 물러났다. 권 고문은 회고록 '순명'에서 정 전 의원의 정계 입문과 최고위원선거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정풍 파동'에 대해 씁쓸함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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