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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놓고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 가족들로 구성된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는 최종 타결안에 반발하는 반면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여야가 30일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한 뒤 일반인희생자유가족대책위원회는 수용 입장을 밝혔다. 한성식 대책위 부위원장은 "유족 참여 등 세부사항은 앞으로 협의해가면 된다"며 "최종 타결안을 또 거부하면 이제 국민도 유족에게 등을 돌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명분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족 참여는 추후 논의한다'는 조항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여야 합의문에 따르면 특검 후보군 4명을 여야 합의로 추천하기로 했고 유족의 추천과정 참여 여부는 추후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들도 조심스럽게 앞으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가족 A씨는 "여야 합의하에 특검 후보군 4명을 뽑는 등 이전보다는 진일보한 점이 있으니 세부 내용을 살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유가족 B씨도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고통이 길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머지 세부 부분은 잘 따라갈 수 있으니 첫 단추를 잘 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반면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 후보군 추천과정에 대한 유족들의 참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타결안을 공식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최종적으로 나온 것을 보면 가족들은 완전히 배제한 채 거꾸로 여당이 한발 더 특검의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판단한다"며 "결론적으로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역설했다.
당초 세월호가족대책위는 특검 후보 추천시 유족의 참여를 요구해왔고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기구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다른 관계자도 "나중에 논의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믿겠느냐"면서 "지금 참여하지 못하면 나중에도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가족들의 입장이 나뉘면서 여야 합의로 진행되는 특검 후보군 4명의 추천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논의'라는 모호한 표현만큼 유가족의 동의를 얻는 논의 자체가 원활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 한달간 이어질 세월호법 추가 협상 과정에서 유족 참여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여야 간 논의가 평행선을 그으며 진척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장종열 일반인희생자유가족대책위원장은 이날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을 고소했다. 장 위원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지도 않았는데 유 대변인이 공식석상에서 우리 측이 재합의안을 수용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며 "일반인 유가족의 상처가 너무 커 총회를 거쳐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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