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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새 아파트 10만달러… 연20% 고리대금업자도

■ 北 부동산·사금융 현황

집값 7~8년새 2.5~3배 뛰어

역 주변 비싸… 중개인도 등장

외국인, 개방 고려 임대업 구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월29일자 2면에 평양 창전거리의 화려한 야경 사진을 게재했다. 2012년 6월 완공된 창전거리는 ''북한판 뉴타운''으로 통하는 대표적인 최신 아파트단지다. 28일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서는 이들 평양의 아파트 가격이 10만달러를 넘는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연합뉴스DB


북한에서 부동산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평양의 새 아파트 한 채가 우리 돈 1억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금융이 발달하면서 연리 20%를 챙기는 고리대금업이 일반화하고 있다.

28일 정은이 경상대 교수가 제1회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재 평양 중심부의 새로 지은 아파트 한 채는 평균 10만달러(약 1억500만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7∼8년 전만 해도 3만∼4만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것에서 2.5~3배 이상 뛴 가격이다. 지방에서 가장 비싼 신규주택가 역시 최고가가 5만~7만달러에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연고자를 통한 북한 주민 간접 인터뷰 등을 통해 진행됐다. 정 교수는 북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과거에는 없던 '지대(地代)' 개념이 주택가격에 포함돼 있음을 뜻한다"면서 "최근 북한 주민들이 집을 구입할 때는 '길목'이 좋은지를 따지는 등 위치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당(시장)이나 역에서 가까울수록 주택 가격이 2배 이상 비싸진다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는 '주택거간'도 등장했다. 북한에서는 주택 거래가 불법이기 때문에 거간꾼들이 '주택리용허가증(입사증)' 발급 등 행정 처리를 지원하는 한편 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택 매매를 알선하며 매매가격의 10%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외국인들도 부동산이 북한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라며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북한의 무역회사와 합영 및 합작형태로 부지를 확보해 자동차 수리 공장이나 식당·상점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50년 장기 계약을 해놓고 개혁 개방의 기미가 보이면 오피스텔을 지어 임대하는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교수는 "이는 북한에서 시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범위가 식료품·의류 등 비내구재에서 주택과 같은 내구재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 사금융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논문에서 "북한에서 확산되는 시장 메커니즘이 소비 분야에서 시작해 생산·금융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 북한 경제의 시장화 현상을 다뤘다. 임 교수는 "북한 민간 영역에 자본이 축적되면서 고리대금업·송금대행업 등 사금융이 발달해가고 있으며 고리대금업자들은 연 20%의 고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연세대 은명대강당에서 개막한 제1회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에는 16개국에서 40여명의 해외 학자와 110여명의 국내 북한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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