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 25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해 일제히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반적 경기여건이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부동산 시장 자체가 경기침체라는 초대형 악재에 짓눌려 있다”며 “규제완화 자체는 호재라고 볼 수 있으나 현 경제여건을 반전시킬 요소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지목됐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 하반기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대출의 90%가 변동금리인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강 이남에서 쏟아지는 공급물량 역시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악재 중 하나로 평가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서울 잠실권을 비롯해 경기 판교ㆍ동탄ㆍ광교 신도시 등에 수십만가구 규모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며 “이 물량들이 기존 집값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북 주택시장이 하반기 집값 하락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미 ‘고평가’를 우려할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른데다 최근 서울 서남권에서 개발 호재가 집중적으로 발표되면서 투자 수요가 눈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강북 주택시장의 경우 거래가 주춤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집값에 각종 호재가 이미 반영돼 추가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는 한 가격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남부 주택시장에서는 하반기에 반등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됐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분당의 경우 저가매수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규제완화의 최대 수혜지는 분당ㆍ용인을 비롯한 경부축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비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