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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작성땐 스펙 수치화해야 효과

■ 3개월 앞둔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요령<br>서류준비 가능한 일찍 시작하고 시간날때마다 쓸 내용 메모 필요<br>수상경력 증빙서류 반드시 챙겨야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참석한 수험생들이 학교 홍보책자를 보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서류를 미리부터 준비하고 관련 자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경제DB


해 고3이 된 김민석(18)군은 요새 고민이 많다.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중학생 때부터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접수를 3개월 앞둔 지금 어떤 식으로 서류전형 준비를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다. 김군은 "성적도 잘 관리하고 활동도 많이 했지만 막상 접수를 한다고 생각하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08년 서울대 등에서 시범 도입된 입학사정관전형의 정원은 크게 늘어 올해 121개 대학 4만6,920명에 달한다. 전체 수시 모집정원의 19%에 달하는 숫자다. 매년 늘어나는 정원에 많은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전형에 관심을 보이지만 제대로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고교 생활을 토대로 전공 적합도와 성장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고교 생활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서류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이다 보면 학업에 소홀해져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올해 입학사정관전형 접수는 지난해보다 약 3주 늦춰진 9월4일 시작한다. 보통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서류 준비를 여름방학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접수 일정까지 미뤄져 많은 학생들은 여유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서류준비는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해야 한다. 서류는 몇 시간 만에 금방 완성되는 것이 아닌데다 수능 준비에 집중해야 할 방학 동안에 서류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으면 성적을 올리는 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서류준비를 하다 보면 합격할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에 수능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당장 완벽한 서류를 만들 필요는 없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 쓸 내용을 메모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류작성에 앞서 기초작업을 해둔다는 생각으로 기재할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하다 보면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미리 발견해 남은 기간에 부족한 학습이나 활동을 보충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원하려는 전공과 관련된 과목의 성적을 살펴봐야 한다. 해당 과목의 점수가 오르락내리락했다면 그 원인과 함께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진로와 관련된 활동이나 수상경력도 누락된 게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원하려는 전공과 관련된 활동 중 학생부에서 빠졌거나 기재할 수 없는 외부 활동이 있다면 증빙서류를 받을 수 있는지 기관에 문의한 뒤 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자소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소서는 본인이 가진 장점 중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서류이기 때문이다. 보통 대학은 성장 과정과 지원 동기, 학업계획, 역경 극복 사례, 인성(이타적 성향) 등의 항목을 600~1,000자 이내로 작성하게 한다. 특히 지원 동기를 작성할 때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중 2~3곳을 정하고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통해 건학 이념과 전공 관련 소식 등을 확인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소서를 쓸 때는 먼저 항목별로 생각나는 내용을 두서없이 메모해보고 작성할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생각이 정리되면 글자 수를 의식하지 말고 마음껏 작성한 뒤 불필요한 내용을 줄이면서 글자 수를 맞추면 된다. 모든 문단은 가급적 두괄식으로 작성하고 본인의 장점은 가능한 수치화시켜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활동을 기재하려 한다면 해당 활동명과 활동 기간, 내용 등을 먼저 쓰고 그 뒤에 그 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기술하는 방식이다.

자소서를 다 썼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서 읽고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내용을 다듬거나 수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문가의 느낌이 나는 글보다는 문맥이 다소 어색하더라도 학생 본인의 개성이 묻어날 수 있는 편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보통 수험생과 학부모는 포트폴리오를 잘 꾸며야 합격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 없는 실적까지 모두 담아 양을 늘린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포트폴리오는 일종의 우수성 증빙자료로 대학별로 제출 건수 제한이 있거나 작성 방법이 명시돼있는데다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공과 관련 없는 내용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일관성이 부족해보여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지정한 포트폴리오 양식을 미리 확인하고 그것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좋다. 지원하려는 대학이 포트폴리오 양식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면 먼저 첫 페이지에 제출 항목의 리스트를 우선순위별로 작성하고 항목별로 제출 목적과 이유를 간략하게 1~2줄 정도 적으면 된다. 증빙 서류의 양이 적다면 스테이플러를 이용하고 양이 많을 경우 철끈을 이용해 심사관이 서류를 확인하다가 찢어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 지나치게 꾸며진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판단될 수 있으니 굳이 시간을 많이 들여 꾸밀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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