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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구조조정] C·D등급 "올 것이 왔다" 뜻밖 담담
입력2010-06-25 17:53:58
수정
2010.06.25 17:53:58
B등급 "자구방안 찾아라" 부산<br>■업체 표정
금융권의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가 발표된 후 구조조정 대상인 CㆍD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은 "올 것이 왔다"며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퇴출대상을 면한 B등급 건설사 상당수는 자산 매각과 자력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권 대출총액한도 축소 등 정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할 경우 C등급 못지않은 경영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5일 C등급 판정을 받은 건설사들은 그나마 퇴출대상인 D등급 판정을 피한 데 대해 안도하면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걱정하며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는 모습이다.
A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미분양ㆍ미입주 등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공사비 회수가 이뤄지지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 문제로 운영자금이 고갈된 것이 사실"이라며 "어차피 예견된 결과인 만큼 당분간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D등급 판정을 피해 퇴출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D등급 판정을 받은 B사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어 경영진으로서도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법정관리 신청 등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닌 만큼 마지막 희망의 끊을 놓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당초 CㆍD등급 판정이 예상됐지만 B등급 판정을 받은 J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아침부터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장감은 구조조정 대상 업체 못지않았다. 은행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회사를 추스르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운영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날 은행으로부터 B등급 판정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사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했다"며 "공사 중인 단지의 조기 준공을 통한 잔금 확보, 미분양 해소를 위한 마케팅 확대는 물론 불필요한 자산 매각 방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구체적인 CㆍD등급 업체 명단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공공공사나 대규모 PF 사업에 공동 참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사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퇴출대상 기업이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을 경우 프로젝트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구체적 구조조정 대상 업체 명단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시장의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금융권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발표를 전후해 B등급을 받은 업체가 C등급을 받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 하루 종일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가 하면 중소 협력업체들은 거래 업체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파악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중견사인 E사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 업체 수만 발표해 오히려 혼란만 키운 셈"이라며 "선의의 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게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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