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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통합재건축 재추진 한다

단지별 상황 따라 의견 갈려 이해 비슷한 단지 묶어 진행

市 '사전경관계획' 용역 발주… 본궤도 오르면 파급효과 클듯



한강변을 따라 1만여 가구가 몰려 있는 서울 압구정지구의 통합 재건축이 재추진된다. 압구정지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재건축을 위해 3개 지구로 나눠 통합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파트 층고를 35층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으로 기존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통합 재건축 계획도 무산됐다.

26일 서울시 및 재건축정비 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마련한 '아파트지구 관리 방안'에 따라 수립 중인 강남구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에 '사전경관계획'에 관한 용역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사전경관계획'은 지난 2월부터 시행된 경관법에 따라 개발사업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인허가 절차다. 획일적인 외관으로 도시 경관을 해치는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재개발·재건축 추진 단지 역시 건축심의 단계에서 경관계획 심의를 함께 받도록 했다. 부지 면적 30만㎡ 이상이거나 재건축 연면적이 20만㎡가 넘는 대규모 단지의 경우 정비계획 수립 전에 사전경관계획을 먼저 세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경관계획은 사업의 추진 주체인 주민이 직접 계획을 세워 제안하는 민간 제안 방식이지만 압구정지구에 대해서는 계획 수립을 시가 직접 나서 주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중소 단지가 몰려 있는 구현대의 경우 여전히 통합 재건축에 대한 주민의 의지가 강하다"며 "아직 각 단지별로 명확한 사업 추진 주체가 없는 압구정지구에 대해 시가 직접 용역 발주에 나서는 것은 통합 재건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여건 비슷한 단지 선별적 통합 추진할 듯=문제는 모두 23개 단지에 달하는 압구정지구의 경우 각 단지별 상황에 따라 통합·개별 재건축에 대한 이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구현대 1·2차 161㎡(전용)의 대지지분은 72㎡가량이다. 반면 인근 구현대 6·7차 157㎡는 대지지분이 81㎡ 정도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추가 부담금이 적어지는 재건축 사업의 특성상 더 넓은 면적의 아파트를 소유한 조합원이 작은 면적을 소유한 조합원보다 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재 4개로 나뉜 압구정지구 내 주구별로 통합 재건축을 하는 방안보다는 이해관계가 비슷한 단지끼리 묶는 '미니' 통합 재건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설계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지구는 단지별 이해관계가 달라 통합 재건축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통합 재건축의 이점이 큰 만큼 이해관계가 비슷한 단지끼리 묶어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 높아질까=강남권에서도 부촌으로 유명한 압구정 재건축 사업 개발계획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과 함께 한강변에 접한 강남권 최대의 아파트 밀집지역인 탓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임 성공으로 정책적 불확실성도 제거된데다 시가 직접 나서고 있는 만큼 개발계획만 확정되면 지지부진한 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결국 시가 마련하는 밑그림이 주민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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