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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좋은 물건 있습니다. 잠깐 얘기만 들어보고 가세요."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린 지난 5일 광교신도시의 에듀타운 인근. 도로변 이곳 저곳에는 상가 분양을 하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들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떴다방 직원들은 지나가는 자동차를 잡아두고 호객행위를 하느라 분주했다. 올해 말부터 에듀타운에 5,000가구 가까이 입주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단지 안팎의 상가분양도 본격화하는 모습이었다.
광교신도시 내부 도로는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자동차를 타고 동수원IC와 광교IC를 진ㆍ출입하기에 불편하지 않았고 도시 안을 이동하기에도 수월했다. 하지만 아직은 곳곳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ㆍ상가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도시는 여전히 거대한 공사장과 같은 모습이었다.
광교신도시 센트럴타운 인근의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센트럴타운은 입주가 지난해 시작됐지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대중교통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2~3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도시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표방한 광교신도시=광교신도시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ㆍ수원시ㆍ용인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수용인구만 7만7,000여명, 총 3만1,100여가구로 판교신도시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1기 신도시와 달리 광교신도시는 도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주거는 물론 행정과 산업이 결합된 자족형 신도시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광교신도시에 경기도청 이전부지인 행정타운을 비롯해 ▦비즈니스파크 ▦파워센터 ▦에듀타운 ▦웰빙카운티 ▦어뮤즈파크 ▦법조타운 등 11개의 특별계획구역을 지정했다.
당초 경기도가 발표한 사업 완료 시점은 올해 말까지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계획이 빈번히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의동 D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계획과 달리 사업이 지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분양권 프리미엄 5,000만~6,000만=현재 광교신도시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곳은 에듀타운이다. 에듀타운은 광교신도시의 11개 특별계획구역 중 하나로 학교를 중심으로 한 신개념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집값도 광교신도시내 타 지역에 비해 에듀타운이 높은 편이다. 아직 입주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자연앤힐스테이트 109㎡형은 분양가격이 3억8,000만원 정도지만 현재 4억3,000만~4억4,000만원으로 5,000만원가량 올랐다.
광교신도시 S공인 관계자는 "뛰어난 교육환경 때문에 에듀타운은 분양할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지역"이라며 "광교신도시 중 집값이 강세인 지역은 대부분 교육 관련 호재가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혁신학교로 예비지정된 산의초등학교 인근의 광교 e편한세상도 현재 2,000만~4,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외의 지역도 웃돈이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센트럴타운 오드카운티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고 한양 수자인도 3,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도청이전 보류 등 악재도= 2기 신도시에서는 드물게 웃돈이 형성돼 있는 광교신도시지만 각종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행정타운'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도청 이전 보류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이전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고 컨벤션시티21 사업도 좌초위기에 놓였다. 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은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달 중순 열 계획이다.
물론 호재도 있다. 2016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강남~광교)은 서울 강남과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광교신도시 B공인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이 흠이지만 광교신도시에 대한 미래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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