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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9일] 비슷해진 한국과 중국
입력2009-06-08 17:51:21
수정
2009.06.08 17:51:21
컴퓨터만 켜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지구 반대쪽에 있는 친구가 오늘 무슨 옷을 입었는지까지 알 수 있는 요즘 세상이지만 중국은 그렇지가 못하다. 중국의 포털사이트에서 파룬궁(法輪功), 티베트 독립(西藏獨立)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들으나 마나 한 정보밖에 찾을 수 없다. 파룬궁은 반정부단체로 처벌해야 마땅하다느니, 어느 외국 외교부가 티베트 독립을 지지했느니 하는 ‘관변 정보’만 검색되기 때문이다. 몇년 전에는 아예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면만 뜨기도 했다.
한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어떤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중국을 들여다보기란 참 어렵다. 현지인들이야 인터넷 검색 제한을 피하는 법을 서로 공유해가며 나름의 자유를 누리는 것도 같지만 외국인들로서는 그저 중국 정부의 ‘단속 본능’에 감탄할 뿐이다.
오늘도 새로운 인터넷 검열 대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을 찾아보고자 키보드를 두드리던 중이었다. 예전 같으면 다시 한번 중국정부의 폐쇄성을 확인하고 말았겠지만 이번에는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중국 같은 인터넷 검열 제도는 없지만 현 정부가 국민을 ‘다스리고 지배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듯한 모습이 종종 보이는 탓이다.
한 지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혼자 촛불을 들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전경들이 에워싸더니, 아무리 시위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고 설명해도 지하철역까지 따라왔다고 한다.
물론 일부 과격한 시민들의 행태에 정부가 이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조차 불신의 눈으로 지켜보는 정부라면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국민의 자유를, 또 안전을 보장해야 할 존재다. 전 정부 시절에 지금보다 더 나은 자유를 겪어본 국민들의 반발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국민의 ‘의식화’를 적극 장려한 정부로 역사책에 기록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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