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가 원료인 바이오 에탄올 생산이 늘어나면서 국제설탕 가격이 지난 6월 한달 사이에 30%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0월 인도분 설탕 가격은 전일대비 2.8% 오른 파운드당 13.1센트를 기록했다. 국제 설탕 가격은 지난 6월에 무려 31% 상승했으며, 이는 월간기준으로 지난 1989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통신은 최근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주들이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자 제당업체 대신 대체 에너지인 바이오에탄올 생산업체와의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180억 리터 가량을 생산한 세계 최대 바이오 에탄올 생산국가다. 지난 3년간 브라질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15억 톤까지 늘었다. 이중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쓰이는 사탕수수는 10억 톤 에 달한다. 비료 값 상승으로 내년 사탕수수 재배량 자체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등 설탕 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설탕매매 중개업체인 자니코는 지난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도 전세계 설탕공급은 올해보다 10만 톤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도 설탕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탕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제과 업체들이 타격이 클 전망이다. 미국 제과 업체들은 우유ㆍ설탕 등의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비용절감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지난 4월에는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스사가 미국 1위의 껌 생산업체인 리글리사를 인수했다. 한편 설탕가격 상승이 유가보다도 투자자금의 유입에 더 좌우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영국 투자은행인 앰브리언 캐피털의 조나단 보이든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이 내년에도 상품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들이 얼마나 투자하는지에 따라 설탕 가격의 상승폭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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