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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동권 개발지도 바뀐다] 한전부지 최고 높이 250m 고밀도 개발… 잠실운동장엔 돔구장

삼성생명 보유 옛 감정원 부지

용적률 250%서 400%로 상향

KTX 연장 등 교통망 대폭 확충

봉은사까지 연결 보행축 조성



COEX와 잠실운동장 일대는 2005년 공공기관 이전계획이 발표된 후 민간은 물론 부지를 보유한 공기업들까지 수차례 초고층 개발계획을 제안했을 만큼 개발 효과가 큰 곳이다. 지난 2008년 삼성물산·포스코 컨소시엄이 한국전력공사 본사 이전 부지를 114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 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가 무산됐고 이후 한전이 127층 높이로 자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COEX 소유주인 한국무역협회는 2011년부터 증축계획을 추진해왔다. 잠실 종합운동장 역시 2005년 한호컨소시엄이 121층 높이의 국제컨벤션 콤플렉스 조성사업을 제안했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기된 바 있다.

이처럼 이 일대를 둘러싼 개발 청사진이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은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개발계획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자칫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시가 1일 발표한 영동권역 종합발전계획은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제자리에서 맴돌던 이 지역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일대를 마이스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 및 국제기구를 유치해 강남권을 국제업무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땅값만 2조원 한전 부지, 고밀 개발 숨통 트였다=이번계획의 중심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업 부지의 개발방안이다. 특히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었던 7만9,342㎡의 한전 사옥 부지가 핵심이다. COEX와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한전 부지는 장부가액만 2조원이 넘는 '노른자위' 땅이다. 2012년 한전이 자체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던 것도 그만큼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가 발표한 청사진에 따르면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종 상향된다. 이에 따라 허용용적률이 250%에서 800%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기존보다 연면적을 3배 이상 늘린 고밀도 개발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시는 다만 연면적 1만5,000㎡의 전시시설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해 '제2의 COEX'로 육성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복안이다. 이 밖에도 오피스텔을 제외한 업무시설과 관광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세부 개발 방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건물 높이는 영동대로 맞은편 COEX 지구단위계획과 비슷한 최소 120m에서 최고 250m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의 성격을 갖고 있어 높이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탄천 등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조화로운 경관을 형성할 수 있는 높이로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옛 한국감정원 부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돼 용적률이 250%에서 400%로 높아진다. 해당 부지는 업무시설과 관광숙박시설로 지어질 계획이다. 시 소유 서울의료원 부지는 국제기구 유치 등을 고려해 9,007㎡의 유보지를 일부 남기고 민간에 매각하게 된다.



◇30년 묵은 잠실종합운동장, 돔구장으로 탈바꿈=삼성동이 민간 주도로 개발된다면 잠실운동장 일대는 공공이 재원을 투입해 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 현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낙후된 시설 때문에 연간 가동률이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체 시설 유지관리비용만 1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가 새로운 기능을 접목한 복합 콤플렉스 개발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주경기장은 상징성을 고려해 원형 유지 방식으로 리모델링된다. 잠실야구장은 학생체육관 부지에 새로 지어지는 돔구장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는 컨벤션·문화·숙박기능을 포함한 복합 콤플렉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야구장은 돔구장이 완공 때까지는 계속 사용한 후 철거할 방침이다. 탄천변 주차장은 수영장과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 같은 노후시설 개선을 통해 잠실운동장이 국제수준의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스포츠 메카, K팝 등 한류문화 확산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전문가 및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세부 개발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KTX 연장 등 교통망 대폭 확충=시는 이 일대가 KTX,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위례신사선 등 광역교통망 계획이 집중된 곳인 만큼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의 영동대로 구간을 지하화해 복합환승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COEX~종합운동장 일대를 강남 도심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GTX는 이미 정부계획이 확정돼 2022년 개통 예정이고 KTX 동북부 연장 및 남부광역급행철도도 도시철도기본계획에 반영해 중앙정부와 협의 중이다. 위례신사선은 국토교통부가 현재 변경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탄천을 사이로 단절된 삼성동과 잠실운동장 일대를 잇는 계획도 마련됐다.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탄천변을 공원으로 바꾸고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 이전과 탄천동·서로 지하화 등을 통해 잠실운동장에서 COEX, 봉은사까지 이어지는 보행축이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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