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자신이 사실상 이끄는 의회 제1당인 중도우파 자유국민당(PdL)의 총선 후보자 명단에 본인도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를 끝없는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상황은 내가 국가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하는 마음에서 정부를 떠난 1년 전보다 나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외 여론은 싸늘하다. 마리오 몬티 내각의 한 장관은 "베를루스코니의 복귀는 이탈리아에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도 '베를루스코니의 무례한 복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베를루스코니 퇴진 이후) 지난 1년간 몬티 정부의 구조조정과 재정개혁으로 이탈리아 경제의 신뢰도가 회복되고 있다"며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게 증거"라고 꼬집었다.
한편 PdL은 이날 경제개발 법안에 대한 상원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 때문에 몬티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중도좌파 민주당(PD)과 중도연합당(UDC)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의 도움을 받아 경제개발 법안을 겨우 통과시켰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법안을 넘어서 몬티 내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 몬티 내각은 의회에서 과반을 잃게 된다. 이 경우 내년 3월로 예정된 차기 총선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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