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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랍권, 부시에 '뼈 있는' 축하
입력2004-11-04 06:20:00
수정
2004.11.04 06:20:00
중동ㆍ아랍권은 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확정에 실망과 걱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에는 중동평화를 위해 전향적인 정책을 추진하도록 주문했다.
▲이스라엘, 가장 적극 환영 =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제1 우방인 이스라엘은 부시 대통령의 승리가 대(對)테러 전쟁의 승리라며 즉각 환영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의 보좌관 라아난 기신은 부시 대통령의 승리는 "민주주의와희망 그리고 테러리즘과의 지속적인 전쟁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동에 희망과 자유, 민주주의의 빛을 비춰주기로 결심한 대통령이 재선됨에 따라 중동 지역민들에게도 더 큰 승리"라고 주장했다.
실반 샬롬 외무장관은 "미 행정부와 앞으로도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평화과정을 재개하라는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투병 아라파트도 즉각 환영 = 병상에서도 TV로 개표 과정을 예의주시해온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고 그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길 기원했다고 그의 측근이 말했다.
파리의 군 병원에서 치료중인 아라파트는 부시의 재선이 확정되자 마자 전화를걸어 중동평화 로드맵의 재가동과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을 지원해주도록 요청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본 팔레스타인 관리들도 그동안의 불안을 털고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에는 중동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했다.
아흐마드 쿠라이 총리는 "미국 대통령을 뽑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며 우리는 누가 당선되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브 아라카트 평화협상 수석대표는 "이제 선거는 끝났으며 우리는 부시 대통령이 평화과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주고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주기를바란다"고 주문했다.
나빌 샤스 외무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로드맵으로 복귀시키기 위해노력하겠다는 선거공약을 이행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 이스라엘 지지정책과 유혈분쟁 불개입 정책에 분개해온팔레스타인인들은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당선을 적극 지지했으나 정반대의 선거결과에 내심 허탈해 하고 있다.
▲ 무바라크, 중동평화 위해 노력 촉구 = 독일을 방문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그가 이끄는 새 정부가 EU와 협력하고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MENA통신이 전했다.
아흐마드 나지프 내각은 즉각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집트 언론은 대체로 케리 후보의 당선을 지지해왔으며 겉으로는 누가 당선되도 중동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것으로 전망해왔다.
이집트의 좌익 나세르당 당수인 디아 알-딘 다우드는 "부시는 역내에서 가장 미움받는 인물"이라며 "그의 정신상태는 천성적으로 이슬람과 무슬림을 싫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르단 등 기타 아랍국 반응 = 파이살 알-파이즈 요르단 총리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미-요르단 관계는 확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기 전 국내 신문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재선하면 이스라엘에 압력 수위를 높여 모든 당사자가 수용 가능한 선택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요르단 정부 대변인 아스마 호드르는 미국이 기존의 중동정책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중동정책에 획기적 변화를 고대했다.
아부 바크르 알-키르비 예멘 외무장관은 누가 당선되든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밝혔다.
미국의 정치,경제 압력에 직면해 있는 시리아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좌절감을 표시하면서도 그가 집권 2기에는 시리아와 전체 중동정책에 변화를 주기를 바란다고말했다.
▲ 이란 `미 대사관 인질사건 25주년' 반미 시위 = 테헤란에서는 수천명이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 25주년을 맞아 반미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테헤란 시내 외교단지까지 가두시위를 벌이면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격렬한 반미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누가 당선되든 "우리는 미국에 결사 항전해 미국의 야욕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외쳤다.
학생 통신 ISNA에 따르면 모하마드 모하마디 이란의회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은 "부시가 집권 2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미국은 국제적, 경제적으로 파멸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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