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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8월 28일] 보험의 비밀

요즘 보험 관련 서적 출판이 붐이다. ‘생명보험의 비밀’ ‘보험의 진실’ ‘보험사가 알려주지 않는 진실’ 등 보험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책들이 쏟아지는 건 그동안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보험정보에 굶주려 있었다는 반증이다. 보험처럼 가격산출이 명확한 상품도 없다. 일반 상품은 간접비 배분 등 정확한 원가산정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반면 보험료는 단 1원의 오차도 없이 보험금 지급에 쓰이는 순보험료와 사업비로 쓰이는 부가 보험료로 쉽게 구분된다. 보험은 수리통계학이 널리 응용되고 보험계리인 제도까지 있다. 그러나 보험처럼 소비자가 정보에 어두운 상품도 없다. 자기가 내는 돈에서 얼마가 보험금으로 나가고 얼마가 사업비로 쓰이는지 모른다. 모든 금융상품 중 소비자에게 사업비를 알려주지 않는 상품은 보험뿐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설계사나 대리점도 모르고 지점장조차 사업비를 모르는 실정이니 소비자가 알 턱이 없다. 보험사는 보험료 구성을 절대 비밀로 한다. 왜 그럴까. 보험료는 보장내용에 비해 보험료가 싼지 비싼지를 알 수 있는 가격 투명성이 없다. 괜히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료 내용을 알려주고 보험사끼리 경쟁할 이유가 없다. 경쟁하면 시장원리에 따라 보험료가 내려가지만 경쟁을 하지 않고 많이 받으면 그만큼 공급자의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위험률과 사업비율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연간 위험률 차익이 1조원, 사업비 차익이 3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험업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비밀로 했던 경험위험률과 사업비율을 심층 분석한 결과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보험업계는 마치 아킬레스건이 밖으로 드러난 것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변명으로 ‘보험의 비밀과 진실’을 덮기에 급급했다. 보험은 연간 민원이 3만건, 소송 1만건, 소송금액만도 3조원이 넘는 민원(民怨)산업이다. 민원의 상당수는 정보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4년 전 사업비 공개를 국민 앞에 천명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제는 보험산업도 숨기고 감추는 음지에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떳떳하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양지로 나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민원산업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던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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