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 최진자(사진) 서화전 '묵정(墨靜)과 색(色)의 만남'이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7일간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30여년간 한문서예 오체 등을 이수하며 서예에 몰두해온 최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최근 5년 동안 연찬해온 한글 서예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서화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벽해 김송배, 우원 연세희, 지석 윤종우 등 내로라하는 화백들의 그림을 배경으로 김소월ㆍ정지용ㆍ이원수ㆍ황진이의 시를 차용해 작품에 한국 고유의 질박하고 고운 멋을 부각시켰다. 전시회에서 선보일 그의 작품들은 잊혀져가는 한글의 단아한 멋을 되살려 관객들에게 한국의 정취와 옛 고향의 기억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5년 동안 미국에 체류하며 수학한 최 작가는 문자 비교연구를 위해 일본ㆍ독일 등의 도서전시회을 참관하는 등 작품활동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문자인 한자권 예술을 지양하고 우리말을 널리 홍보하고 애용해 우리 문화의 기상을 높이자는 것을 자신의 철학으로 삼고 있다. 최 작가는 "강과 약, 리듬, 동(動)과 정(靜) 등 모든 것이 혼합된 것이 궁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가 한글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대해 새롭게 눈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소라 서울화랑 관장은 그의 작품에 대해 "기계 자판으로 손글씨의 아름다움과 정취가 사라진 요즘, 한글 특유의 멋을 살려내는 그의 작업은 한민족의 얼을 되살리고 후손에게 문화적 긍지를 심어주는 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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