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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2월 8일] 코펜하겐 회의 성공의 조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환경회의가 7일(현지시간)부터 2주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그러나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한 사건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른바 '기후게이트(Climategate)' 논란이다. 최근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에서 기후변화 연구자료를 담은 전자메일 등이 해킹당하면서 그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온난화 정도는 과장됐으며 심지어 일부 자료는 조작의 흔적까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세계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에 흠집을 낼 수는 없다.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각국이 완벽한 수준의 결론을 내기는 힘들겠지만 내년에 구속력을 갖춘 합의를 얻어내려면 이번에는 운영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각국은 이번 회의에서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 거래 및 타협 등을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각국의 지도자들과 모든 개인들에게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가치가 있음을 확신시킬 것이다. 또한 기업들에도 저탄소 흐름이라는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 향후 사업구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의미 있는 진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몇 가지 복잡한 사항들이 해결돼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조절 ▦개도국 및 저개발국에 대한 자금지원 및 기술이전 ▦행정체계 확립 등이다. 회의를 불과 며칠 남겨두고 미국ㆍ중국ㆍ인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자국의 감축목표치를 발표했다. 유의미한 회의를 위한 시작점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절대량을 기준으로 한 감축목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등 1인당 탄소배출량이 낮은 개도국에는 탄소집약도(탄소배출량을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수치)를 기준으로 큰 폭의 감축을 요구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경제성장을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별로 내놓을 의견이 없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석협상대표는 온실가스 위협의 허구를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회의 참여의 대가로 무너진 경제를 일으킬 금융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둘러싸고 일각의 회의론, 각국의 이해관계와 대립 등이 모두 뒤엉켜 있다. 그러나 미래의 경제성장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지구적 차원의 위협을 막으려면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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