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의 시작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예요.” 최근 생애 첫 바로크 앨범인 ‘비발디의 첼로협주곡’을 선보인 첼리스트 장한나(26ㆍ사진)가 연주회를 위해 방한했다.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은 일반인은 물론 전문 연주가들에게도 생소한 작품. “흔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성서라고 받아들이지만 첼로를 독주악기로 개척한 건 비발디라고 생각해요. 비발디는 첼로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온갖 상상력을 음악에 녹여냈어요. 화음에 긴장음을 넣는 등 독특한 표현과 시도가 많았죠.” 그는 3년 전부터 비발디의 첼로협주곡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비발디가 첼로를 위해 작곡한 30곡을 모두 찾은 뒤 선별 작업을 시작했다. “개성이 강한 작품 위주로 골랐죠. 들어보시면 깜짝 놀랄 거예요. 비발디 하면 떠오르는 작품 ‘사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의 곡들이거든요.”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RV 418번을 포함해 모두 7곡을 선정한 뒤 악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악보를 모두 찾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 EMI의 추천을 받은 영국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지난 6월 녹음하게 된다. “사실 오케스트라도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을 모를 정도였어요. (웃음) 함께 녹음한 지휘자 크리스토퍼 워렌 그린의 힘이 컸죠. 현악기에 대한 해석 능력이 탁월해서 성공적으로 녹음을 마쳤어요.” 그는 함께 녹음한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전국 투어에 나선다. 11월 3일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4일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8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이번 연주회는 바로크 원전음악이 그러하듯 지휘자 없이 15명 안팎의 소규모 오케스트라로 편성된다. 첼리스트 장한나는 7세에 국내 음악 콩쿠르, 11세에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하며 ‘첼로의 신동’으로 불렸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하며 세계 클래식계를 이끄는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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