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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첨예 대립… 파행 치닫나
입력2008-11-28 18:58:01
수정
2008.11.28 18:58:01
與 "회기내 통과"에 野 "재수정 안하면 계수조정 거부"<br>선진당, 與입장에 원칙적 동조…민주당 배수진 통할지는 미지수
오는 12월9일 정기국회 마감을 앞두고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재수정을 요구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28일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 민주당이 예산계수조정 거부 입장을 나타내 정국 파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를 통해"(야당 요구에 따라) 수정 예산을 내게 되면 국회 심의를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야당이 억지만 쓰고 있다"고 예산안 재수정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수정 예산안을 내놓지 않으면 계수조정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정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강행처리 의지를 내비쳤다.
홍 원내대표의 이 같은 기조는 경제난 극복을 위한 내년 예산 조기 집행과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다목적 포석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계수조정소위원회를 보이콧하겠다며 맞불 작전을 폈다. 민주당은 정부의 기존 수정 예산안이 최근 2%선 안팎까지 낮아진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반영하지 못한 채 4%대 성장률을 근거로 짜여졌고 지방재정 감소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재정집행 계획이 미흡하다며 재수정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배수진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같은 야당인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의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 원칙에 동의하고 있다. 류근찬 선진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기존 수정 예산안이 미흡하다는 민주당의 지적은 논리적으로는 타당하지만 국회 상당수 상임위원회별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돼 예결위로 넘어온 상황에서 예산안을 다시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낮아졌다고 수정안을 고친다면 앞으로 매번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고쳐야 하는데 어렵다"며 "따라서 우리 당은 최대한 계수조정 과정에서 미흡한 예산안을 고쳐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민주당이 계수조정소위를 비롯, 예산안 처리 일정 협의를 거부한다고 해도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직권으로 일정을 결정해버리면 여당의 강행처리를 저지할 도리가 없다. 결국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역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한나라당의 예산안 처리 강행을 저지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도 다음주 중 조심스럽게 여당과의 빅딜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측 예결위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측에 먼저 예산부수 법안 등을 다음주 중 조율, 처리해 내년 세입 변수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우리 측 의원들이 여유시간을 요청할 것 같다"며 "결국 '선(先) 쟁점 예산부수 법안 처리, 후(後) 예산안 처리'로 빅딜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가 예산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발되면 사퇴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빅딜 카드가 먹히려면 홍 원내대표가 양보할 수 있는 입지를 야당이 마련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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